CJ그룹, 일류기업·ESG 첫 언급의 의미 '글로벌' [2021 승부수]글로벌 사업 결실 의지, 주주정책·사회적책임 '선결과제' 판단
최은진 기자공개 2021-01-06 12:35:1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4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은 수년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초격차 및 온리원(Only One)이라는 기치 하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 악화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전략을 멈추지 않았다.올해 글로벌 전략은 한층 더 진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신년사를 통해서도 이 같은 방침을 공고히 했다. 특히 글로벌 일류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말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단순히 사업적인 측면에서의 혁신이 아닌 그룹 체질 자체를 바꾸면서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CJ그룹은 매년 첫 영업일에 손경식 회장의 신년사를 배포한다. 포맷은 일정하다. 국내외 정세를 언급하고 그 안에서 CJ그룹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평가한다. 그 다음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펼쳐질지 전망하고 그 안에서 CJ그룹이 펼쳐야 할 목표와 전략을 당부한다.
작년엔 미중 패권 전쟁, 2019년엔 세계경기 둔화, 2018년엔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를 화두로 꼽았다. 그 안에서 CJ그룹이 내세울 전략은 초격차 및 온리원(OnlyOne)으로 압축됐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차별화 및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의미다. 세부전략으로는 인수합병(M&A), 글로벌화, 수익성 전략 등이 꼽혔다.
올해 신년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짙게 깔려 있다. 그 배경은 역시 외부요인에서 찾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CJ그룹의 주요사업이 사실상 영업중단 사태에 접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CJ그룹의 구조적 한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새 시대에 맞는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당부와 함께 또 다시 '초격차'와 '온리원' 전략을 강조했다.
사실상 같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CJ그룹의 신년사에서 올해 유독 눈에 띄는 키워드가 있다면 '일류기업'과 'ESG'다. 이 두 단어는 역대 신년사 가운데 처음으로 언급된 말이다.
CJ그룹은 '일류'라는 말을 수년여 전부터 써왔지만 일류 '문화·사업·인재' 등이란 말로 활용할 뿐이었다. 경영상 주요 요소를 일류로 키워야 한다는 의미였다. 올해는 '일류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강조를 세번이나 했다. 초격차 역량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 외연을 확대하며 일류기업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간 CJ그룹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가며 시장 지배력을 조금씩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썼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그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의미가 깃들었다.
CJ그룹의 글로벌화는 이미 수년여 전부터 추진했지만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당시 신년사에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자는 당부로 시작한 계획이 2015년 '글로벌 사업 중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 2016년엔 '글로벌 1등 브랜드 육성'이라는 전략으로 심화됐다.
한때 글로벌 M&A로 재무구조 악화라는 부메랑을 맞기는 했지만 지난해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 고무적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글로벌 매출 비중이 사상 최고치인 50%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고 CJ EMN, 스튜디오 드래곤 등은 넷플릭스 등과의 제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일부 계열사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사업은 위기상황에서도 성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중점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일류기업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활용한 것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데 따라 이에 대한 결실을 맺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ESG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넓히기 위해선 ESG 강화가 필수적 요인으로 꼽힌다. 손 회장은 신년사에서 '정부가 고용이나 환경 문제에 적극 관여하고 자본시장에서는 ESG 강화를 요구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고 밝혔다.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 시대에서도 환경·인권·노동 부문에서 규제 강화가 예상되며 자본시장에서는 ESG 요구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SG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영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CJ그룹도 ESG 흐름에 편승해 관련 책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벌써부터 감지된다. 지난해 말 지주사인 CJ㈜는 배당정책을 처음으로 명문화 하면서 분명한 주주친화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상법 개정안, 외국인 투자자의 행동주의 강화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관련 정책을 마련해 주주들의 신뢰를 갖추겠다는 의지다.
CJ ENM의 신임 대표이사로 법률 전문가를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지난해 말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CJ ENM의 대표이사로 검사출신 강호성 부사장을 선임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의 순위 조작 사건으로 맞닥뜨린 후폭풍 등을 감안해 준법경영을 확립하고 투명화 된 경영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시장은 평가했다. 글로벌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계열사인 만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올해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 일류기업 도약해야 한다는 주문"이라며 "계속 강조하는 초격차, 온리원이라는 기치 하에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