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 조직개편 정중동 '현실주의 vs 투자부담' 2년 간 조직 체계 변함 없어, 디지털 등 재편 위한 비용 여력↓
김현정 기자공개 2021-01-08 07:25:5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7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지주가 올해 역시 조직과 임원을 거의 바꾸지 않고 기존 체제를 유지했다. 2019년 3월 김기홍 회장 취임 직후 한차례 조직 재정비를 한 뒤 그대로 그 틀을 이어오고 있다. 통상 한 해 경영전략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다른 금융사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JB지주는 '작고 강한 그룹'이란 모토 아래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필요한 기능들이 다 조직화돼있어 추가 재편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비은행 계열사가 빈약한 만큼 타행처럼 비이자이익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는 힘든 상황이란 분석도 있다. 이를 뒷받침할 자본여력도 없다.
JB지주는 2019년 4월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김 회장 취임 후 핵심업무에 집중하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기존 ‘5본부 15부’를 ‘4본부 10개부’로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경영기획본부와 DT본부, 경영지원본부, 리스크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4본부 체제는 지금까지 줄곧 이어져오고 있다. 이 가운데 경영기획본부와 DT본부는 경영전략그룹 아래 놓여있다.
2019년 하반기 DT본부 내 디지털부서와 IT부서를 합치고 지난해 5월에는 경영기획본부 내 미래전략부 및 DT본부 내 DA팀(디지털분석팀)을 신설하는 등 중간중간 조정을 거쳤지만 큰 틀에선 변화가 없다. 현재는 정확히 '4본부 7부 3팀'이다.
담당 임원도 사실상 2019년 4월과 비교해 거의 그대로다. 권재중 부사장이 경영전략그룹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DT본부는 박종춘 상무가 담당하고 있다. 리스크관리본부 역시 이승국 상무가 그대로 이끌고 있다. 2021년 역시 이들의 자리는 유지된다.
바뀐 인사는 김선호 경영지원본부장(상무) 정도다. 2019년 4월부터 경영지원본부를 맡아온 이준호 상무가 올 초 광주은행 부행장으로 이동하면서 김 전 전북은행 부행장보가 이 자리로 왔다.
매해 타 금융지주들이 연초마다 시끌벅적하게 조직을 재단장하는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올해 대다수 금융지주들이 언택트 시대에 대비하고 비이자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및 CIB, WM 조직을 많이 바꿨다.
지방금융지주 경우 BNK지주는 CIB 조직을 승격하고 디지털센터를 신설했다. DGB지주는 계열사 경영관리 및 새 먹거리 창출 기능에 집중하는 그룹경영관리총괄, 그룹미래기획총괄 등 굵직한 본부 조직을 신설했다.
JB지주 관계자는 “조직개편의 큰 필요성이 없는 만큼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분야도 당연히 비중있게 다루고 있지만 현 CDO를 중심으로 이미 잘 진행하고 있고 큰 은행들보다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가 크지 않으니 그만큼 투자를 크게 하지는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JB지주는 운용에 필요한 기능이 집약적으로 잘 조직화돼있다. 계열사 시너지를 담당하는 종합기획부가 있으며 인수합병(M&A)과 해외진출, 신사업 개발 등을 맡는 미래전략부도 부서 형태로 있다. 아울러 계열사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는 디지털 조직이 따로 있는 게 사업에 긍정적이란 판단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DA팀을 신설했고 인원도 72명 배치했다.
JB지주가 비은행 계열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굵직한 조직개편 실험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JB지주의 비은행 계열사는 캐피탈과 자산운용사 정도다. 특히 BNK금융이나 DGB금융과 달리 증권사가 없어서 최근 타사들의 비이자이익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행보는 굳이 추진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조직재편을 지속해 피하고 있는 이유를 JB지주의 부실한 자본 여력 때문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지난 2년여간 비약적인 성장을 했으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0.2%(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은행 지주회사 평균(12.09%)을 크게 하회한다.
디지털 플랫폼 사업이나 비은행 사업에 대대적으로 힘을 싣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데 자원은 한정적이다. JB금융은 과거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은행 및 캐피탈사의 하고 있는 사업 규모도 대대적으로 축소한 적도 있다.
특히 IR 등을 통해 김기홍 회장이 올해의 경우 비은행 M&A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는 얘기를 한 만큼 실탄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현 체제에서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알맞은 선택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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