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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릭스, IPO 몸값 확 낮췄다…금감원이 제동? 이례적 정정명령 결과…실적개선에도 밸류 다운

이경주 기자공개 2021-01-08 12:56:2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7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사 모비릭스가 기업가치(밸류)를 크게 낮춰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선다. 실적이 기존보다 개선됐음에도 밸류는 더 낮춰 잡았다.

금융감독원이 첫 도전 당시 이례적으로 증권신고서 정정명령을 냈던 발행사라 주목되는 행보다. 금감원이 밸류를 문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 밸류에 대한 신뢰도 측면에선 긍정적이지 않다.

◇예상 밸류 1489억, 직전 대비 340억 다운

모비릭스는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예상 시가총액을 1489억원으로 기재했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을 당시 기재한 1828억원보다 338억원 감소한 수치다.


밸류는 피어그룹(경쟁회사)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적용 PER)에 발행사 연간 순이익(적용 순이익)을 곱해서 산출한다.

주목되는 점은 이번 증권신고서 적용 순이익이 83억원으로 직전(65억원)보다 높아졌음에도 밸류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재도전을 준비하면서 이익개선이 이뤄졌다. 10월 당시 적용 순이익은 2019년 하반기~2020년 상반기 순이익이었다. 이번 적용 순이익은 2019년 4분기부터 2020년 3분기까지 실적이다.

그만큼 발행사가 밸류에 대한 눈높이를 대거 낮췄다는 의미다. 피어그룹 재선정을 통해 적용 PER을 떨어뜨리는 방식을 썼다. 이번 적용 PER은 17.77배로 10월 27.75배보다 9.98배 포인트나 낮췄다.

10월엔 피어그룹에 PER이 55배에 이르는 NHN을 넣은 덕에 적용 PER이 높게 나왔다. 이밖에 더블유게임즈(12.79배)와 미투온(15.47배)이 피어였다. 이번 증권신고서 피어그룹엔 이들이 한곳도 포함돼 있지 않다. 모두 새로운 경쟁사를 넣었다.

PER이 상대적으로 평범한 곳들이다. 선데이토즈(19.04배)와 게임빌(11.97배), 넵튠(21.98배), 조이시티(18.11배) 등이다.


◇이례적 정정명령 결과...신뢰도엔 흠집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정정명령을 받은 이후 변화다. 2020년 IPO를 추진한 기업 중 정정명령을 받은 곳은 모비릭스를 포함해 두 곳에 그친다. 일반적으론 금융감독원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도 정도가 경미하면 정정명령까진 받지 않는다.

그만큼 중요한 수정 요구가 있었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은 정정명령 공시에서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 된다”고 밝혔다.

결과로 봤을 때 금융감독원이 밸류나 밸류 산출방식에 대해 문제를 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IB업계에선 최근 분위기로 봤을 때 충분히 있을 법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빅딜이었던 빅히트가 지난해 10월 상장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정도로 증시 과열이 논란이 됐었다.

이후 금융감독원 심사가 부쩍 까다로워졌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예상실적을 기입해야 하는 바이오 기업들은 증권신고서 수정이 통과의례로 여겨질 정도로 금융감독원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며 “증시 과열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생기자 엄격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비릭스에겐 부담이다. 최초 밸류가 합리적이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신뢰도에 흠이 될 수 있다.

당국이 시장자율에 맡겨야 할 가격에 대해 개입한다는 논란도 함께 나오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나 거래소는 시장에 개입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걸 꺼린다”며 “하지만 정정되는 사안은 밸류에 관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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