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공모채 윤곽…10년물 추가 여부 고심 3·5년물로 2000억 잠정 확정…수요 감안, 트랜치 재편성 가능성
강철 기자공개 2021-01-13 13:01:36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2일 0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개월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는 호텔롯데가 구체적인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3·5년물로 최대 3000억원을 조달해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할 예정이다.2019년부터 매번 트랜치에 포함시키고 있는 10년물은 발행 여부를 고민 중이다. 시장에선 폭발하는 회사채 수요, 부정적 꼬리표를 떼낸 등급 아웃룩, 금리 상승 전망 등을 거론하며 10년물을 발행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수단 구성 마쳐…'안정적' 아웃룩 수요예측 호재
호텔롯데는 최근 대표 주관사단과 공모채 규모, 만기, 시점, 인수단 등을 대략 확정했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는 가산금리 밴드를 확정하는 대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늦어도 이달 말에는 수요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발행 목표액은 2000억원으로 결정했다. 트랜치는 3년물 1500억원, 5년물 500억원으로 잠정 나눴다. 수요예측에서 2000억원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오면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수단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을 선정했다.
이번 3·5년물은 2020년 5월 이후 약 8개월만에 다시 발행하는 공모채다. 작년 5월에는 3년물과 10년물로 3000억원을 마련해 만기채와 기업어음(CP)를 갚는데 활용했다. 다만 이후로는 그룹의 조달 기조에 맞춰 주로 장기 CP와 사모채로 운영자금을 충당했다.
8개월만에 공모채로 마련하는 자금은 대부분 만기채 상환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2월 발행한 29회차 3년물 1400억원의 만기가 다음달 8일 돌아온다. 오는 2월 26일 만기 도래하는 사모채와 CP 2000억원도 갚아야 한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최근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A0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호텔롯데는 수년간 따라다닌 부정적 아웃룩 꼬리표를 떼냈다. 안정적 전망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기관의 매입 욕구를 크게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역대급 회사채 매입 열기…10년물 포함 트리거?
호텔롯데는 2017년부터 매년 1~2차례 공모채 시장을 찾는 정기 이슈어(issuer)다. 2019년부터는 매번 발행 때마다 10년물을 포함시키며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는 등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호텔롯데 자금팀은 이번 공모채에도 트랜치에 10년물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발행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최근 신용등급이 AA0에서 AA-로 하락한 점이 10년물 발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10년물은 사실상 AA0 이상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다만 업계에선 호텔롯데가 AA- 등급을 받았더라도 10년물 발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까지 달고 있던 부정적 아웃룩으로 인한 리스크가 절대금리에 이미 반영된 만큼 등급 하락이 10년물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회사채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점도 10년물 발행에 대한 부담을 낮춘다. 지난주 공모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GS, SK텔레콤, 롯데칠성음료는 모두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수요를 모았다. 호텔롯데와 같은 AA 등급인 롯데칠성음료는 10년물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6배가 넘는 1850억원을 모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텔업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곧바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며 "지금의 회사채 열기를 감안할 때 호텔롯데가 트랜치에 10년물을 포함시켜도 체면을 구길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기준금리가 더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금리 상승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며 "여건이 되는 발행사는 지금부터라도 장기물을 미리 찍어두는 것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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