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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현대중공업 IPO 자신감, 조영철 부사장의 역할연내 상장과 1조원 조달 목표 제시...권오갑 회장 최측근

조은아 기자공개 2021-01-29 08:25:3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기업공개(IPO)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눈에 띈다. 자본시장에서 얘기가 흘러나오기 전 회사에서 먼저 기업공개 사실을 공식화했다. 두 가지 목표도 내걸었다. 올해 안에 상장하겠다며 상장시기를 못박았고 지분 20%의 가치도 1조원으로 명확히 했다.

둘 모두 쉽지 않은 목표인 만큼 보기 드문 자신감이 엿보인다. 우선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하려면 순조롭게 진행돼도 일정이 빠듯하다. 지분 20%를 통해 1조원을 조달할 수 있을지를 놓고도 벌써부터 회의적 반응이 나온다. 조선업 자체가 성장성은 물론 시장의 관심에서도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힌 건 그만큼 현대중공업그룹 내부에서 상장시기와 기업가치를 놓고 면밀한 사전 조율과 검토가 이뤄졌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이를 설계한 인물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을 대표하는 재무통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가 꼽힌다. 조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에 1988년 입사해 30년 넘게 몸담았다. 또 줄곧 재무분야에서 근무해 관련 전문성도 업계에서 손꼽힌다. 무엇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의 최측근으로 기밀 유지에도 철저하다는 평가다.

이번 기업공개가 보도자료 배포 직전까지 주요 경영진 외에 아무도 알지 못했을 정도로 비밀리에 그리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조 부사장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결정할 때도 권 회장이 조 부사장을 조용히 불러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된다. 책임지고 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로는 속전속결이었다. 인수 결정까지는 3개월, 본계약까지는 6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구주 매출 없이 100% 신주 발행으로 이뤄지는 기업공개 방식 역시 그의 머리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구주 매출 없이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그룹 전체의 재무를 들여다보고 이해해야만 나올 수 있는 셈법이다.


조 부사장은 권오갑 회장과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사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영상 중대한 변화를 맞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맡는 등 중책을 수행했다. 권오갑 회장은 주로 홍보, 영업, 구매, 경영지원 쪽 업무를 담당해 재무 관련 경험은 많지 않은데 이를 완벽하게 보완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권 회장이 2010년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오일뱅크로 옮길 때 함께 옮겼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 시절이던 1990년대 후반 자금난으로 매각했던 현대오일뱅크를 20여년 만에 되찾았는데 조 부사장은 인수 직후 현대오일뱅크 재무부문장을 맡았다. 당시 현대오일뱅크 초대 사장은 권 회장이었다.

그 뒤 2014년 권 회장이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했을 때에도 함께 했다. 당시 권 회장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에 돌아오자마자 ‘경영진단 TF’를 꾸렸는데 조 부사장이 TF팀장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지주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사흘 만에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사내이사 후보가 변경되긴 했으나 현대중공업그룹 전반에 걸친 조 부사장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도 한국조선해양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동시에 현대중공업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9년 6월 한국조선해양이 출범했을 때에는 초대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조 부사장은 1961년 태어나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뒤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2010년 현대오일뱅크에서 상무로 승진해 임원을 달았고 2013년 전무로 승진했다. 이듬해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겨 재정부문장(CFO)을 맡았고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지주사체제 전환, 한국조선해양 설립 등 말그대로 숨가쁘게 지배구조를 재편했는데 이 모든 과정에서 권 회장을 도와 재무를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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