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연안식당·백제원' 디딤, 277억에 주인 바뀐다①창업주 이범택 대표, 정담유통과 경영권 양수도 계약…배달 사업 접목 관측
신상윤 기자공개 2021-02-01 10:42:11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디딤' 경영권이 매각된다. 창업주 이범택 대표는 경영권과 지분 전량을 내놨다. 디딤을 인수하는 '정담유통'은 이제 막 설립된 지 4년 차를 맞은 곳으로 프랜차이즈 '배달삼겹 돼지되지'를 운영하고 있다.코스닥 상장사 디딤의 창업주 이 대표는 지난 25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그가 보유한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1110만762주(30%) 전량을 정담유통에 넘기는 게 골자다. 주당 가격은 2500원으로 책정됐다. 계약 당일 종가가 2385원이었음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부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총 거래 규모는 277억원을 웃돈다.
이 대표는 1999년 4월 '대나무집' 인천 연수점을 개점하면서 본격적인 외식업의 길을 걸었다. 2006년 5월 디딤을 설립해 백제원과 한라담 등 직영 음식점(파인다이닝)과 신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 프랜차이즈 식당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주목받았다.
디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직영 음식점 54곳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431곳(해외 32개 포함)을 운영하고 있다. '마갈BBQ'와 같은 직영점을 미국에서 운영했고, 홍콩과 대만 등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출시키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는 2017년 8월 스펙(SPAC) 합병으로 상장했다. 자본시장에 입성한 디딤은 전환사채(CB) 발행 등 조달한 자금으로 브랜드 확장, 가정간편식(HMR) 시장 진출과 같이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했다. 2019년에는 창사 이래 첫 1000억원대 매출인 125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불어닥친 코로나19 파고를 넘지 못하면서 이 대표는 경영권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시간과 집객 수 등 제한으로 수익성 악화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방 고객을 상대로 영업했던 만큼 포장과 배달 등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점도 뼈아팠다. 수익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연결 기준) 매출액 619억원, 영업손실 91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 규모는 134억원을 넘는다.

디딤을 인수하는 정담유통은 2018년 6월 설립돼 배달 음식 전문점인 '배달삼겹 돼지되지' 프랜차이즈를 운영한다. 이정민 대표가 지분 80%를 가지고 있으며, 유일한 등기임원이다. 2019년 기준 17억원에 못 미치는 매출액을 올렸다. 다만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최근 가맹점 숫자가 180개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담유통은 설립 당시 자본금 50만원 규모였으나 지난해 6월 3억원으로 증액했다. 또 창업투자회사 등에서 8억원 투자를 유치해 벤처기업인증도 받았다. 그러나 업계에선 정담유통의 디딤 인수에 대해 새우가 고래를 삼킨 꼴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정담유통은 외부 자금 조달 등을 통해 디딤 매매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계약금 10%는 납입했으며, 잔금은 오는 3월29일 치른다. 정기주주총회와 맞물려 이사진 재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디딤과 정담유통은 각자가 잘하는 영역을 접목시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딤이 기존에 운영 중인 식당들과 영업망, 인천 제조공장 등과 정담유통이 구축한 배달 시스템이 결합할 경우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디딤 관계자는 "기존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던 식당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변화를 배달과 HMR을 접목하는 데 동의가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계약이 완전히 끝난 상황 아닌 만큼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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