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기업 리뷰]러셀, 권순욱 대표·이강직 사장 '지분 동맹' 굳건②2019년부터 권 대표에 지분 7% 의결권 위임, 등기임원 남아 우군 역할
김형락 기자공개 2021-02-03 08:31:00
[편집자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이 증시 입성 등용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2개 기업이 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스팩 합병 상장은 대대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일반 기업공개(IPO)와 달리 이미 조달된 자금을 품에 안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주목받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 더벨은 스팩 합병 기업들의 사업 현황,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러셀이 공동 경영체제에 변주를 시도하고 있다. 무인자동화시스템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권순욱 러셀 대표이사의 단독 대표체제로 복귀했다. 각자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강직 러셀 사장은 사내이사로 남아 권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러셀은 권 대표와 이 사장이 지분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2대주주인 이 사장은 보유 지분 7%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전부 권 대표에게 위임했다. 2019년 6월부터 이어진 관계다.
공동 경영체제도 고수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6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경영총괄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등기임원으로 남아 권 대표 우군 역할을 하는 셈이다.
러셀 지배구조 정점에는 권 대표가 서 있다. 개인 지분 3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권 대표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에스더블유인베스트를 통해 간접 지분 3.14%도 확보했다. 2019년 7월 이 사장에게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뒤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사장은 경영권 지분을 넘기면서 권 대표와 파트너십을 형성했다. 경영권 지분 거래 뒤 남은 주식 222만7007주(지분 7%)는 처분하는 날까지 권 대표에게 의결권을 위임하는 계약을 맺었다. 특별관계자로 묶여 있던 이동환 러셀 전무이사도 잔여 주식 147만4533주(지분 4.64%)에 대한 의결권을 함께 위임했다.
권 대표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이 사장(612만2833주)과 이 전무(635만4067주), 김영권 러셀 부사장(30만3100주)이 보유하던 주식 1278만주를 인수했다. 총 양수도대금은 약 256억원(1주당 가액 2000원)이었다. 권 대표와 에스더블유인베스트먼트가 각각 1178만주(지분 37.03%), 100만주(지분 3.14%)씩 나눠 취득했다.
권 대표는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리퍼비시 전문가인 이 사장과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다. SK하이닉스 출신 기존 인력도 임원으로 기용했다. 러셀 주요 거래처는 SK하이닉스였다.
창업주인 이 사장은 누구보다 러셀을 속속들이 아는 핵심 인력이다.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장비기술팀 과장(1989년 7월~1999년 6월),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 과장(1999년 6월~2000년 12월)을 거쳐 2001년 러셀을 설립했다. 2006년까지 개인회사로 운영하다 법인으로 전환해 2018년 코스닥 시장 상장까지 이뤘다.
등기임원에 오른 김정호 상무는 SK하이닉스가 친정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장비기술팀 사원(1990년 7월~2002년 3월)으로 일하다 2002년 러셀에 합류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영업부 총괄 상무이사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6월 경영진을 재정비했다. 권 대표가 신규사업을 진두지휘하며 단독 대표로 올라섰다. 7억원을 투자해 무인운반차(AGV) 개발업체 러셀로보틱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하는 등 권 대표 전문 분야인 무인자동화시스템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권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 에스엠코어 출신이다. 자동화 물류시스템 설비를 제작하는 업체다. 2007년 8월 에스엠코어 경영권 지분 44.35%를 인수한 뒤 2019년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7년 1월 SK그룹이 에스엠코어를 인수하며 투자금 회수에 시동을 걸었다. 2대주주로 남아있던 권 대표는 2017년 9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에스엠코어 292만4000주(지분 14.62%)를 처분해 현금 444억원을 만들었다. 2019년 7월부터는 러셀 경영권을 쥐고 반도체 중고 장비 리퍼비시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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