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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주류, 800억 비용감축 비결 'ZBB' '고정비 관리경영' 프로젝트 결실, '통합대표' 체제 적자 절반 축소

최은진 기자공개 2021-02-09 08:06:08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8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문의 연간 적자폭이 대폭 줄어든 배경으로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가 꼽힌다. 앞서 2018년 음료사업부문이 추진한 '비용절감' 전략을 지난해 초 주류사업부문에도 접목시켰다. 1년만에 약 8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내면서 전년대비 절반수준으로 영업적자를 줄이는 결과를 냈다. 음료와 주료사업부문의 '통합 대표이사'를 선임한 데 따른 가장 큰 효과로도 평가된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부문은 2017년부터 적자로 전환하면서 '계륵'으로 평가됐다.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시장 확대, 반일 감정, 술문화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이슈들이 주류사업에 타격을 줬다. 경쟁사인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에 밀려 좀체 힘을 쓰지 못했다.

2017년 65억원 불과했던 영업적자가 2018년과 2019년 각각 59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주류사업부문에 대한 영업권 등 손상차손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068억원이 비용으로 인식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부문의 전략은 매출 확대였다. 신제품 등을 출시해 흥행돌풍을 일으켜 실적을 키우고 적자를 면하겠다는 발상이었다. 그러나 경쟁사의 벽을 깨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초 주류사업부문은 매출을 줄이더라도 비용을 최대한 감축시키는 'ZBB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ZBB는 관행적으로 집행하던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는 일종의 비용관리 경영기법 중 하나다. 기업이 예산계획을 세울 때 전년도 비용을 기준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ZBB 프로젝트 안에서는 일일이 비용 지원 여부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 한다.

2018년 음료사업부문에서 먼저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3년간 1000억원의 이익개선 효과를 봤다. 지난해 음료사업부문과 주류사업부문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단일 대표이사로 통합되면서 ZBB 프로젝트가 주류사업부문에도 적용될 수 있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문이 가장 먼저 손댄 게 판촉비다. 매출을 늘리기 위한 공격적 영업전략으로 점주들에게 자사 맥주를 팔면 인센티브를 주거나 제품 등을 지원하는 일종의 마케팅 비용을 과감하게 끊었다. 매출이 줄어드는 걸 감내하더라도 비효율적인 영업을 근절하자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이는 한편 유형자산 재평가도 진행했다. 주류사업부문의 직원은 2019년 말 1755명에서 지난해 3분기 1652명으로 100여명 줄었다. 자산 재평가를 통해 내용년수가 끝나거나 평가액이 줄어든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제외시키면서 역시 고정비를 대폭 축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침체로 원가 절감 효과까지 봤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주류사업부문은 이렇게 줄인 비용이 대략 800억원 안팎이 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음료사업부문이 3년간 기록한 연평균 비용절감 대비 두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고스란히 실적으로 반영됐다.


2020년 주류사업부문은 매출액이 6097억원으로 전년대비 12.9% 줄었지만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각각 11.4%, 23.3% 감소했다. 매출액과 원가 및 비용이 통상 비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출보다 판관비가 두배 이상 더 많이 줄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도높은 비용감축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의미다.

이는 수익성 제고로 이어졌다. 같은기간 영업적자는 260억원으로 전년도 589억원과 비교해 손실이 절반 이상 축소됐다. 적자폭이 대폭 줄면서 주류사업부문 자산손상이 1500억원 안팎이던 예년수준 대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주류사업부문에서 인식된 자산손상은 대략 9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당기순손실 역시 전년도 2130억원 대비 크게 개선된 848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별로 보면 매분기 적자를 내던 기조에서 벗어나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10억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주류사업부문은 ZBB 프로젝트를 올해도 이어가면서 연간 흑자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주류사업부문의 최근 4개년도 매출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줄어들었지만 수익성이 대폭 개선하는 효과를 낳았다"며 "통합 대표이사 체제가 된 후 ZBB프로젝트를 단행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과감하게 제외시킨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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