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올원뱅크로 고객중심 종합플랫폼 기업 도약”[은행권 DT 전략 점검]⑤이상래 NH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장
김민영 기자공개 2021-02-09 13:00:00
[편집자주]
연초부터 주요 은행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디지털화(DT)를 완성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예대마진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워진 금융 환경,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로 대표되는 거대 IT 공룡의 금융권 진출 등 위협이 커진 탓이다. 디지털화는 기성 은행들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주요 은행의 디지털 담당 임원들에게 어떤 방향성과 전략을 가지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8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고객 중심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광범위한 오프라인 영업점을 ‘약점’이 아닌 ‘장점’으로 승화시켜 전국적 온·오프라인 플랫폼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이상래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장(부행장·사진)은 최근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고객중심의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고객 관점의 채널통합, 고객에게 찾아가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지향하고, 기업고객의 니즈를 기반으로 기업 금융플랫폼 구축에 힘써 기업 디지털금융 사업을 본격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부문장은 이어 “데이터 경영 실천을 위해 데이터 활용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며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을 이해하고, 각종 의사결정에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하는 방법을 혁신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문장은 삼성SDS에서 솔루션컨설팅팀장, 데이터분석사업팀장, 디지털마케팅팀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7월 농협에 합류한 ‘삼성’ 출신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최고디지털책임자(CDO)도 겸하고 있다.
이 부문장은 농협은행이 다른 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과 디지털 전환(DT) 추진을 위한 인프라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부문장의 설명을 요약하면 농협은행은 타행에 비해 고객층과 계좌 기반이 넓다. 또 전국 곳곳에 분포돼 있는 영업점과 1400만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한 스마트뱅킹 ‘올원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아울러 범농협 계열사로 금융지주와 경제지주가 있어 다른 은행과는 다르게 유통 자회사와 데이터, 마케팅, 신사업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폭넓은 고객층, 전국 영업망 활용이 온·오프라인 플랫폼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지점 수는 1133개(출장소 292개 포함)로 다른 주요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많다.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사보다 사업 추진의 효율성이나 신속성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이런 약점을 장점으로 반전시키겠다는 포부다.
농협은행의 디지털금융 오프라인 거점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는 농협은행의 양재동 옛 IT센터를 리뉴얼해 2019년 4월 문을 열었다. 약 700평 규모의 업무 공간에 NH핀테크혁신센터와 NH디지털R&D센터가 있다. 은행뿐 아니라 NH지주 차원의 디지털 전환(DT)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관련 130여개 기업을 지원했다.
온라인·모바일 전초기지는 올원뱅크 앱이다. 농협은행을 디지털금융의 선두주자로 우뚝 세워 놓은 것도 올원뱅크다.
2016년 앱 출시 당시 때부터 ‘오픈 플랫폼 모델’을 도입했다. 올원뱅크에 로그인하면 은행 상품뿐 아니라 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등 계열사 상품도 가입할 수 있게 했다. 다른 은행은 외면한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를 올원뱅크에 탑재해 간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올원뱅크는 계속 진화했다. 이동통신 3사와 추진한 ‘패스(PASS) 간편가입’으로 농협은행 계좌가 없어도 오픈뱅킹 이용이 가능하도록 회원가입의 장벽을 해소했다. 개방형 통합인증 플랫폼인 ‘NH 원 패스’를 통해 농협금융·유통 계열사 서비스에 가입하고 로그인 할 때도 별도의 앱 설치나 절차가 필요 없도록 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지방세, 국세, 범칙금, 아파트 관리비 납부 등 전자고지 서비스를 올원뱅크에 도입해 고지부터 납부까지 한 번에 처리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디지털부서와 사업부서 간 협업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일례로 이 부문장은 ‘디지털 큐레이팅’ 제도를 소개했다. 영업점 현금시재(당장 내줄 수 있는 현금보유액) 예측과 자금 현수송 업무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그동안 영업점에서는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해 시재 업무를 해왔지만 AI 기술을 활용해 입출금 변동성과 패턴을 분석한 뒤 불필요한 현수송 비용을 없앴다. 그 결과 영업점 현금시재 한도 평잔을 약 20% 줄이는 성과를 냈다.
이 부문장은 “기존 농협은행 조직과는 다른 올원뱅크셀(cell)은 협업 부서원과 IT 인력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일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 속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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