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인수전에 호반건설 뛰어든다 동종업계 보단 타업종서 관심…PE들도 응찰 고려
박시은 기자공개 2021-02-10 10:16:4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추진하는 대한전선 매각 예비입찰에 국내 중견건설사 호반그룹이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9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최근 인수자문사에 멘데이트를 부여하고 대한전선 입찰 참여를 위한 제반 준비에 착수했다. IMM PE는 마감일을 특정하지 않고 잠재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고 있다. 매도자 측은 최근까지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대한전선 기업내용이 담긴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으며 다수의 국내외 투자자들이 응찰을 고려 중이다.
잠재 투자자들 대부분이 동종업체 전략적투자자(SI) 보다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나 타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복수의 해외 투자자들도 입찰 참여를 고심 중이다. 대한전선이 보유한 초고압 전력케이블 제조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해외 매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해당 규제가 승인제가 아닌 신고제인 만큼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호반건설이 대한전선 인수를 타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건설사에게 전기 설계 및 공사 수주는 회사 수익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대한전선 인수를 통해 관련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분석된다.
호반건설은 대한전선이 처음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지난 2014년에도 잠재 인수후보자로 거론됐었다. 당시 매도자는 지분 72.5%를 들고있던 채권단이었으며, 호반건설 외에도 현대중공업과 일진기업, 고려제강, 세아, 아주그룹, 풍산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입찰 개시 전 투자안내서(IM)를 받아가는 등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예비입찰에는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다. 본입찰에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만 단독 응찰했으며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호반건설은 2000년대부터 활발한 M&A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스카이밸리CC를 인수하고 2010년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를 인수하며 골프장을 중심으로 인수전에 등장했던 호반건설은 이후 건설업에서 본격적인 사세 확장을 시도했다. 2015년 우방이앤씨, 2016년 울트라건설을 차례로 사들였는데,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터널 및 도로 시공 기술력을 보완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리솜리조트를 인수해 종합레저 기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도했다.
이듬해 채권단은 구주매각이 아닌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매각방식을 바꿔 거래를 진행했고, IMM PE가 투자자로 참여해 대한전선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IMM PE는 대한전선 지분 71.5%를 주당 500원에 매입했다. 당시 부분 자본잠식에 빠져있던 대한전선은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였다. 그해 12월 대한전선은 3000원으로 거래가 재개됐고, 현재 주가는 100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조원은 웃돈다.
IMM PE는 이후 네 번의 블록딜을 통해 지분율을 50%로 줄였다. 일부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매각 전 몸집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매각 대상은 IMM PE 보유지분 전량이며, 지분 50% 기준 예상 매도가는 대한전선의 실적과 시가총액,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6000억~7000억원이 거론되고 있다.
한때 시장에선 전선업계 1위 업체 LS전선을 유력후보로 거론했지만 LS전선은 최근까지 IMM PE와 단독협상을 진행했다가 돌연 인수의사를 접었다. 대한전선을 인수할 시에 제기될 독과점 이슈에 대한 부담감과 부족한 자금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국내 3대 전선업체의 매출은 △LS전선 3조2428억원 △대한전선 1조3950억원 △가온전선 7571억원 순이다. 가온전선 역시 LS전선의 계열사라는 점에서 이번 인수전에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각에선 일진전기가 응찰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1조443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9% 늘어난 51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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