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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 보수적 콘텐츠 상각…돋보인 속도 조절 'OTT 계약' 쿠팡 IPO 맞물려 상한가, 엠하우스 합병 앞두고 보수적 기조

최필우 기자공개 2021-02-17 08:14:44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 기업공개(IPO) 추진과 맞물려 연일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KTH가 콘텐츠 자산 상각에 대해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쿠팡 OTT(온라인 동영상서비스)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이 주가 상승 요인임에도 보수적 회계처리를 통해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올해 예정된 KT엠하우스와의 합병까지 고려해 적정 기업가치 평가를 받겠다는 의도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H는 '콘텐츠 자산에 대한 보수적 평가 적용'에 따라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KTH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20억원으로 12%(13억원)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콘텐츠 자산 가치를 상각하고 영업외 손실을 인식한 게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자산 상각 배경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따른 영화 제작 업황 위축이 있다. KTH는 영화 제작에 자금을 대고 확보한 판권을 유통해 콘텐츠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까지만 해도 코로나19가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나 연말을 기점으로 콘텐츠 자산 상각이 결정됐다.

공교롭게도 KTH는 콘텐츠 자산 상각을 발표한 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지난달 12일 쿠팡의 나스닥 상장 전망이 나오면서 상한가를 기록한 지 한달 만이다. 시장은 쿠팡의 OTT 서비스 성장과 콘텐츠 수요 증가에 따라 KTH가 입을 수혜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KTH는 보수적을 입장을 견지한 셈이다.

KTH 주가 상승을 반기고 있는 KT그룹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타이밍이다. KT그룹은 본업인 통신 의존도를 낮추고 자회사 신사업 존재감을 키워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으려 하고 있다. KTH는 그룹사 중 선제적으로 재평가 전기를 마련했으나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말까지 경영기획총괄(CFO)을 역임한 김태환 KTH 사업총괄(부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김 전무는 2014년 KTH 경영기획실장에 취임한 이래 재무 관련 핵심 의사결정권자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일 때 1년간 대표직을 수행하는 등 사내 입지가 탄탄하다. 올해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해 이필재 KTH 대표와 회사를 이끌고 있다.

KTH 경영진의 시선은 오는 7월로 예정된 KT엠하우스와의 합병으로 향하고 있다. KTH 커머스 사업과 KT엠하우스 모바일 쿠폰 사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게 합병 목적이다. 콘텐츠 역시 핵심 부문으로 분류돼 있으나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커머스 부문이 감안되지 않은 주가 등락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합병 후에도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를 염두에 둔 게 콘텐츠 상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TH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하게 오른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수년간 이어진 저평가가 해소됐다는 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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