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 거론 큐텐, 시너지는 국내 판매자에 해외 채널 제공…자금력은 숙제
박시은 기자공개 2021-02-26 08:15:4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직구 플랫폼 큐텐이 이베이코리아 인수후보로 거론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투자업계에서는 자금력 등의 문제로 큐텐이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만큼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이베이코리아 매각을 담당하고 있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하면서 공식 절차를 개시했다. 상당수의 잠재투자자들이 티저레터를 받아 간략한 기업내용을 살펴보고 입찰참여 여부를 고심 중이다. 다수 국내 유통대기업과 이커머스 기업,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IM을 수령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잠재투자자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큐텐이다. 큐텐은 온라인 직구 플랫폼으로 주로 해외 구매자들이 한국 제품을 직접 구매할 때 이용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다. 그런 큐텐이 이번 딜의 숨은 강자로 평가받는 이유는 큐텐의 설립자 구영배 대표 때문이다.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큐텐은 한국식의 빠른 배송시스템과 편리한 결제시스템 등을 강점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계 1위 사업자로 올라선 큐텐은 이후 인도네시아와 말레시아, 태국, 베트남, 홍콩 등에 진출하며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저변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인도 온라인 유통업체를 인수하면서 인도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일본에도 진출했는데 일본 큐텐이 업계 4위 사업자로 급성장하면서 일본법인을 이베이에 매각했다. 당시 일본 진출에 어려움을 겪던 이베이는 일본큐텐을 인수하는 대신 큐텐 본사 보유지분 전량을 구 대표에게 넘겼다.
큐텐은 빠르고 정확한 배송시스템을 위해 자체 물류기업 큐익스프레스(Qxpress)를 운영하고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국내 이커머스 전문 물류기업 중 자동화설비 등 스마트 물류센터를 갖춘 유일한 업체로 알려졌다.
소비자 주문 정보를 수출입 통관부터 배송까지 전 영역에서 필요한 정보를 한 번에 추적 관리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 소프트웨어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이 시스템은 해외 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큐텐 물량만 담당하던 사업을 2년여 전부터는 아마존과 쿠팡, 이베이 등 다양한 고객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외 고객과 전문 물류시스템을 갖춘 큐텐이 이베이코리아 같은 유력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할 경우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내 판매에 국한된 지마켓 판매자들에게 큐텐이 해외 수출 활로를 열어주면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보단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큐텐 역시 단번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선두지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금력 면에서 큐텐이 이베이코리아를 단독으로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싱가포르 법인이기 때문에 큐텐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최근 몇년간 물류 관련 투자와 해외기업 인수 등으로 지출을 아끼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매각가 5조원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여력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PE 운용사 등 FI와 파트너십을 맺고 인수전에 뛰어드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큐텐은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FI로선 지마켓 설립멤버로서 회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구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세울 수 있다.
구 대표는 인터파크 창립멤버로 지마켓을 키워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마켓은 인터파크의 사내벤처 '구스닥'이 모태였는데 이 구스닥이 2000년 별도법인으로 출범하면서 구 대표가 대표를 맡았었다.
국내에서 처음 오픈마켓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설립된 지마켓은 일반사업자도 판매자 등록만 하면 물건을 팔 수 있다는 이점을 앞세워 단시간에 급성장했다. 2005년에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한 후 이듬해 바로 2조원을 기록하더니 2008년엔 4조원을 넘어섰다. 2006년에는 국내 전자상거래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당시 이베이는 옥션을 인수하며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했지만 절대적인 시장지위를 갖고있던 지마켓을 뛰어넘을 수 없었고 결국 2009년 지마켓을 인터파크로부터 사들였다. 홀로서기에 나선 구 대표는 국내 시장을 넘어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오픈마켓 플랫폼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구 대표의 운영능력을 높이 평가한 이베이도 투자를 결정하면서 2010년 구 대표와 이베이가 각각 51대 49로 출자한 합작법인 큐텐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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