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권광석 우리은행장, '숫자로 증명' 2기체제 시험대 지난해 수익성 직격타, 코로나19·사모펀드 여파 지속

이장준 기자공개 2021-03-05 07:37:1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이 연임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지난해에는 흔들리는 조직을 안정화하고 VG(Value Group) 제도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혁신을 꾀하는 데 집중했다.

다만 악재가 겹치며 수익성 지표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양상이다. 올해도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 여파가 지속되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2기 체제를 맞이할 권 행장은 '숫자'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우리금융지주는 4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우리금융 자추위)를 열고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광석 행장을 추천했다. 추후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연임이 확정된다.

이번 인사를 두고 우리금융 자추위가 그의 공과를 확실히 나눠 평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선 코로나19와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로 흔들리는 조직의 중심을 잡는 데 기여한 점을 높이 샀다.

권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전국을 돌며 750개에 달하는 지점을 순회하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특히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프라이빗뱅커(PB)들을 북돋아 준 것으로 전해진다.

디지털전환(DT)과 VG제도 도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 모습도 인정받았다. 연공서열을 깬 능력 위주 인사 등 파격적인 시도도 돋보였다는 평가다.

그와 동시에 아쉬운 대목도 짚고 넘어갔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권 행장의 연임 배경을 설명하며 "작년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객관적인 실적을 개선하라는 과제를 던져준 셈이다.

작년 수익성 지표만 놓고 보면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영업이익은 1조926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1조5050억원에서 1조3630억원으로 9.4% 줄어들었다.

다른 수익성 지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38%, 5.95%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1년 전보다 6bp, 89bp씩 하락한 수치다.
*출처=우리금융지주

우선 '빅컷(큰 폭의 금리 인하)'의 여파로 순이자마진(NIM) 타격이 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1.2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인하해 사상 최저치인 연 0.5%로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NIM은 작년 말 누적 기준 1.33%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1bp 하락했다. 대출자산이 1년 새 20조원 넘게 늘었지만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되레 0.5% 감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국고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이 위안이다. 이와 연동되는 대출금리도 상승할 여력이 커져 은행들의 NIM이 소폭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자산을 급격히 늘리며 경쟁자로 부상했다는 점이 변수다.

우리은행의 대출금은 국내 시중·지방·인터넷전문·특수은행을 통틀어 3위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우리은행의 대출금은 264조5330억원이다. 그럼에도 대출금 규모(239조1880억원)가 더 작은 하나은행과 비교해 순이익(2조101억원)은 한참 못 미쳤다.

*출처=금융감독원

권 행장 취임 이전에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려 비이자 부문에서 주춤한 영향도 컸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8220억원으로 1년 새 21.4% 급감했다. 이로 인해 218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수익성 지표는 더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도 라임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 조치가 예고됐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당국의 6개월 업무정지 제재가 확정될 경우 올해도 WM 사업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작년 12월 말 기준 0.32%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8bp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0.31%에서 0.25%로 하락했다.

우량자산 위주로 대출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의 총 기업대출 107조3000억원 가운데 87.5%가 우량자산으로 분류된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 연장 등으로 불확실성 역시 커졌다.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권 행장은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 실적을 개선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그는 앞서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키워드를 디지털 혁신, 채널 혁신으로 삼고 위기를 타개할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임직원에게 고객과 수익기반 확대하고 진성영업·정도영업을 주문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