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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나선 KT]M&A 전권 '전략기획→미래가치실', 리스트럭처링 '잰걸음'①구현모 대표 직속, 기민한 의사결정 강점…'복심' 김형욱 부사장이 키맨

최필우 기자공개 2021-03-15 08:16:26

[편집자주]

20년째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KT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M&A로 그룹사를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하고 성장성을 갖춘 신사업을 확보하는 게 주요 과제다. AI·클라우드·로봇·헬스케어·미디어 등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태세다. 더벨은 밸류업에 나선 KT의 새 조직과 신사업 현황을 통해 KT의 리스트럭처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의 구현모 대표 취임 후 본격화된 기업가치 제고 행보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으로 요약된다. 다소 정체된 통신 사업에선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고 성장성을 갖춘 신사업을 확보에 여력을 집중하는 게 리스트럭처링의 핵심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에 인수합병(M&A)도 필수다.

M&A를 통한 리스트럭처링 방향키를 쥔 건 미래가치추진실이다. 기업 인수는 물론 기존 사업 분사 또는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 미래가치추진실은 신사업 추진에 발맞춰 인력을 양성하고 KT의 경영 철학을 재정립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CEO 보고 단계 최소화…1년 만에 'TF→실' 격상

미래가치추진실의 전신은 미래가치TF다. 미래가치TF는 2020년 초 구 대표 취임이 확정된 직후 CEO 직속 조직으로 신설됐다. 구 대표는 대표이사 회장이었던 전임 CEO들과 달리 대표급에 머무르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강조했는데 직속 TF 설립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초장기엔 미래가치TF에 M&A 관련 결정권은 없었다. 구 대표가 취임 직후 핵심 과제로 꼽았던 AI, 클라우드 인재 양성 등을 지원하는 게 본 역할이었다. 구 대표가 임기 초반 신사업 청사진을 그리는 걸 보조하는 정도의 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올해 구 대표 2년차에 접어들면서 미래가치TF에도 굵직한 변화가 생긴다. TF에서 실로 조직 위상이 격상됐다. CEO 직속 조직 성격을 유지하면서 산하 조직을 TF로 둬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략투자TF가 신사업 투자를 주도하고 디지털&바이오헬스P-TF는 KT의 바이오 헬스케어 신사업을 담당한다.

M&A 기능도 올해 추가됐다. 당초 M&A 실무를 주관했던 경영기획부문 산하 전략기획실에서 관련 인력 20~30명이 미래가치추진실로 이동했다. 경영기획부문장을 거쳐 진행됐던 M&A 업무가 대표이사 직속 조직에서 이뤄지게 된 것이다. 책임 경영을 강조하는 구 대표 지휘 하에 좀 더 기민한 M&A 추진이 가능해졌다.

KT 관계자는 "미래가치추진실과 전략기획실의 관할 부문이 신사업과 기존 사업으로 나눠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M&A는 미래가치추진실이 주도하고 전략기획실은 전사적 전략을 수립하는 기존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모 대표 '복심' 김형욱 부사장, '플랫폼전환' 총책

구 대표는 미래가치TF를 실로 격상하는 동시에 수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어줬다. 김형욱 KT 부사장(사진)이 미래가치추진실장을 이끈다.

김 부사장의 승진으로 전략기획실과의 역할 분담도 한결 원만해졌다. 1974년생인 김채희 KT 상무가 연초부터 전략기획실을 이끌고 있다. 40대 전략기획실장은 KT 내에선 파격이다. 미래가치추진실에 더 큰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전략기획실에는 역동성을 불어 넣는 인사로 해석된다.

김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구 대표보다 1살 위다. 2015년 대표이사 회장 직속 비서실 1담당을 맡으면서 구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구 대표는 비서실장을 맡고 있었다. 비서실장과 비서실 1담당으로 합을 맞춘 지 5년 만에 대표와 미래가치추진실장으로 조우한 것이다. 함께 일했던 김 부사장에게 KT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가치추진실을 맡겼다는 건 구 대표의 신임이 두텁다는 방증이다.

김 부사장이 구 대표 취임 전부터 KT 내 플랫폼 사업을 도맡았던 것도 그가 미래가치추진실을 맡게된 요인 중 하나다. 그는 2016~2019년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을 역임했다. KT는 구 대표 체제가 된 이래 '텔코(통신기업)에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의 전환'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김 부사장이 플랫폼사업기획실장 당시 세웠던 중장기 계획을 미래가치추진실 업무에 녹여낼 수 있다.

플랫폼 기업에 걸맞은 경영 철학을 정립해야 하는 것도 김 부사장의 몫이다. 수십년간 통신이 주력인 KT에 변화를 주려면 신사업 추가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지향점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미래가치실이 산하에 인재육성분과를 두고 교육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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