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를 움직이는 사람들]VC 출신 정경인 대표 합류로 기술·투자 '양날개' 완성②글로벌화, 자체 배급 확대 M&A 주도…'붉은사막' 성공·IP 다각화 과제
서하나 기자공개 2021-03-16 07:18:32
[편집자주]
온라인 게임 시장이 포화됐단 말이 나오던 시기 김대일 의장은 새로운 도전을 했다. 심연(abyss)에서 진주(pearl)를 캐는 것처럼 글로벌을 무대로 흥행 게임을 만들겠단 의지로 세운 회사가 바로 펄어비스다. 자체 게임 엔진 개발을 기반으로 제작한 검은사막은 현재 150개국 약 4000만명이 즐기는 글로벌 대표 지식재산권(IP)으로 성장했다. 펄어비스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는 김대일 의장의 개발력과 투자자 출신 전문경영인 정경인 대표(사진)의 콤비가 잘 어우러진 게임사다. 정 대표는 조사역 시절 투자를 계기로 펄어비스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화, 자체 배급력 확대, 인수합병(M&A)뿐 아니라 기업공개(IPO) 등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다.◇공대생 출신 조사역, 게임사 펄어비스를 만나다
1980년생 정 대표는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태산LCD와 한국휴렛팩커드, LB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한 투자자 출신이다. LB인베스트먼트에서 게임부문 투자심사역으로 근무하면서 펄어비스를 포함 다수의 게임사에 투자했다. 당시 김 의장과 맺은 인연을 계기로 2015년 펄어비스 사외이사로, 2016년 7월엔 대표로 취임했다.
김 의장이 검은사막을 개발한 주역이라면 정 대표는 이를 사업화한 일등공신이라고 볼 수 있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 본격적인 검은사막의 글로벌화에 힘썼다. 2015년 출시된 검은사막은 현재 일본과 러시아, 북미와 유럽, 대만, 남미, 터키와 중동, 태국 및 동남아시아 등 150여 개국에서 서비스중인 글로벌 지식재산권(IP)으로 거듭났다.
그는 앞서 개발 중심이던 펄어비스를 개발과 배급을 모두 아우르는 게임사로 키우는 데도 앞장섰다. 2017년 1월 대만에 검은사막을 출시하면서 직접 배급에 도전했고 이후 터키와 중동, 태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게임을 직접 출시했다. 2018년 11월 러시아 검은사막 배급권을 현지 배급사 싱코페이트로부터 찾아왔고, 2019년 5월엔 카카오게임즈에 있던 검은사막 국내 배급권을 되찾았다.
정 대표는 펄어비스를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인수합병(M&A)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2018년 아이슬란드 게임사 CCP게임즈 지분 100%를 약 2524억원에 인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 대표는 이를 글로벌로 게임 운영을 확장하기 위해 CCP게임즈의 노하우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이후 이브온라인의 한국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1997년 설립된 CCP게임즈의 대표작 이브온라인은 공상과학(SF)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글로벌 누적 가입자수 4000만명 이상, IP 활용 소설만 약 11권을 넘겼다. 2017년엔 서버 엔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네트워크 엔진 개발사 넷텐션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다.
공대를 졸업한 투자자란 독특한 이력은 펄어비스의 코스닥 상장에도 큰 힘이 됐다. 정 대표는 투자역 시절 수많은 기업의 IPO를 지켜본 노하우를 발휘했을 뿐 아니라 포스코기술투자에서 활약하던 조석우 조사역을 재무기획팀장(현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해 2017년 9월 코스닥 상장을 이끌었다. 상장 당일 주가는 공모가 10만3000원의 90%인 9만2700원으로 시작해 9만890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펄어비스 주가는 28만원선이다.
정 대표는 훗날 "내 인생의 가장 큰 투자는 펄어비스에 합류한 것"이라고 회상했다. 참고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정 대표는 펄어비스 주식 약 11만주를 보유중인데 이를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 약 310억원 규모에 이른다.
펄어비스는 김 의장의 개발력과 경영 및 사업을 총괄하는 정경인 대표의 콤비로도 유명하다. 김 의장이 개발에 주력하는 동안 정 대표가 사업적인 부분을 도맡으면서 펄어비스는 최근 4년간 매출 규모가 24배이상 성장했다. 2015년 약 217억원이던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약 5354억원으로 뛰었다.
정 대표에 주어진 최대 과제는 신작 붉은사막의 성공이다. 그동안 검은사막이 성공만큼이나 단일 IP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펄어비스의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신규 IP 붉은사막의 흥행이 중요한 배경이다. 펄어비스는 차세대 게임엔진을 적용한 신작 붉은사막을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펄어비스의 비전은 다작보다는 소수게임을 트리플 A급으로 만들고 이를 확장해 많은 이용자에게 사랑받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 대표 역시 붉은사막의 글로벌 성공으로 펄어비스를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 개발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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