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성과평가]손태승 우리지주 회장, 포트폴리오 보강 점수↑캐피탈 인수 완료 등 성과, ROE·ROA 끌어올리기 최대 숙제
김현정 기자공개 2021-03-17 07:46:0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주사 출범 2년차인 지난해 고객 중심 영업 및 디지털 혁신 등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한정된 자본 속에서도 우리금융캐피탈 편입 등 오랜 숙원을 풀어내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평가에서 비재무지표 성과 점수는 '우수'로 여겨진다.다만 '코로나19' 질병 사태를 비롯해 부실 사모펀드 판매 사건, 그리고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은행 부문의 수익성 하락으로 재무지표 성과평가 점수는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처럼 은행 부문 부침을 대체할만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게 '핸디캡'이 됐다. 당분간 지속될 약점이자 손 회장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숙제다.
◇수익 다변화·디지털혁신 등 비재무지표 성과
우리금융은 재무와 비재무 지표를 반영해 해마다 대표이사(회장)에 대한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재무지표로는 △수익성 지표(ROE, ROA, RAROC) △건전성 지표(고정이하여신비율) △자본적정성 지표(BIS자기자본비율) △생산성 지표(C/I Ratio) 등을 주요 성과측정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비재무지표로는 △고객 중심 영업혁신 △리스크관리/내부통제 혁신 △지속 성장동력 강화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디지털혁신 선도 △글로벌사업 레벨업 △우리투게더(Woori Together) 시너지확대 등이 주요 잣대가 됐다.
2020년 보상체계 변화를 살펴보면 전년과 비교해 비재무지표 평가기준이 구체화됐다. 2019년 지주사 출범 1년차를 보내고 2년차에 접어들면서 성숙한 경영전략을 반영했다. 우리지주는 연초에 세운 경영전략을 당해연도말 보상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
손 회장의 지난해 가시적 성과는 단연 우리금융캐피탈 및 우리금융저축은행의 편입 완료다. 내부등급법 '반쪽 승인' 문제로 자본여력이 아직 넉넉지 않은 가운데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과제를 두고 나름의 성과를 끌어냈다는 평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해 982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낸 곳이다. 우리카드 다음으로 많은 실적기여도를 지닌 계열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인수했던 우리자산신탁도 안착하며 순이익 증대를 도왔다. 정작 규모가 작은 곳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보강한 만큼 눈에 띌만한 실적 개선세가 아직 나타나진 않았다는 평이다. 특히 증권사 부재 탓에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다른 금융지주사가 누린 사상 최대 실적을 바라만 봐야 했다.
다만 손 회장은 작년 고객 중심 영업혁신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게 눈에 띈다. DLF 사태 이후 소비자보호와 관련한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 덕분이다. 최근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겪고 전 그룹사에 완벽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출 것을 지난해 주문했다. 덕분에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가 영업을 위한 필수 선행 조건이라는 인식이 우리금융 '그룹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또한 디지털 혁신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였다. 손 회장은 작년 5월 그룹 디지털 콘트롤타워인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으로서 현안을 챙기고 있다. 프로세스 자동화 시스템(RPA) 업그레이드 및 스마트브랜치 구축, 심사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업무 환경을 고도화했다.
◇내부등급법 자본적정성 제고, 아쉬운 수익성
이외에 재무지표를 살펴보면 자본적정성 지표(BIS자기자본비율) 개선이 가장 눈에 띈다. 자본비율은 그룹 성장 로드맵 실현의 기반이 된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이후 표준등급법을 적용받은 탓에 2019년 내내 BIS비율이 11%대를 맴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말 내부등급법 분할 변경승인을 받으며 전환의 계기가 마련됐다.
BIS비율이 즉각 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3분기에는 바젤3 개편안을 도입하며 추가 상승 효과를 누렸다. 4분기 우리금융캐피탈 인수로 위험가중자산(RWA)이 들어오며 자본비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작년 말 기준 BIS비율은 13.7%에 이르렀다. 1년 전보다 1.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우리금융은 2021년 10월을 목표로 외감법 대상 기업에 대한 내부등급법 승인을 준비 중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수익성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은행 부문 수익성 악화 영향이 컸다. 지난해 미래전망 반영 충당금 3230억원,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2180억원, 희망퇴직 비용 1980억원 등 거액의 일시적 손실이 은행에서 발생했다. 그룹 전체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2% 감소한 1조3073억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자본총계는 작년 말 기준 23조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2020년 순이익 발생분과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발행, 인수합병(M&A), 우리금융캐피탈 염가매수차익 등 영향이다.
수익성 지표는 흐름이 좋지 않다. 우리금융지주의 2020년 말 기준 ROE와 ROA는 각각 5.87%, 0.4%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각각 3.42%포인트, 0.17%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시중은행 금융지주 대비 가장 낮은 수치다. 5대 금융지주를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의 ROE가 8.96%로 가장 높고 KB금융(8.79%), 신한금융(8.40%), 농협금융(7.87%)이 뒤를 이었다.
생산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작년 말 기준 우리지주의 판매관리비용률은 55%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를 순영업수익으로 나눈 수치다.
저금리 기조 및 펀드 사태 여파로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이 모두 주춤한 가운데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판매관리비 증가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 결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과 자산신탁 비용이 본격적으로 우리지주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 가운데 우리금융캐피탈까지 편입되면서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전년대비 5% 증가했다.
결국 우리지주가 수립해둔 CEO 성과평가 지표를 토대로 보면 손 회장은 지난해 비재무지표 부문 점수는 우수, 재무지표 부문 점수는 크게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가장 힘을 쏟아야할 곳도 결국 수익성 등 재무지표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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