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포스코케미칼]자산 2조 돌파, 지배구조 개선 '걸음마'①올해 처음 사외이사 절반 채워, 감사위·사외이사후보추천위 예정
박상희 기자공개 2021-03-22 11:35:1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케미칼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체제 들어 신흥 핵심 계열사로 부상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말 총자산(연결 기준)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지배구조는 아직까지 회사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내 상법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 이사회와 관련해 준수해야 할 여러 제도와 규정을 두고 있다.포스코케미칼은 올해 처음으로 이사회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등 ESG(친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개선) 가운데 지배구조 관련 개선을 본격화했다. 향후 감사위원회 설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여성임원 의무 할당제 등 이사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후속 작업이 뒤따를 전망이다.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 변신, 사상 최대 매출·자산 2조원 돌파 '겹경사'
포스코케미칼은 뉴모빌리티 종합 소재 기업으로 변모하면서 포스코그룹의 미래 성장을 상징하는 그룹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포스코케미칼의 사업구조는 포스코에 크게 의존했다.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생석회는 포스코로 공급됐다. 콜타르 및 조경유 등의 화성제품은 포스코로부터 매입 후 포스코케미칼이 가공 판매하는 구조였다.
2018년 선임된 최정우 회장은 뉴모빌리티 종합 소재 기업으로 변모하는 포스코케미칼의 미래를 꿈꿨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MS를 합병해 국내 최초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창사 50년을 맞은 포스코케미칼은 사상 최대 매출(1조5662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소재부문 매출 급증이 전체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
양극재와 음극재 매출을 합한 매출이 533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4% 가량을 차지했다. 3분의 1 이상을 이차전지 소재 사업부에서 책임진 것으로, 포스코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 무게 추가 이차전지 소재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구체적으로 양극재 매출은 2019년 984억원에서 2020년 3514억원으로, 257.1% 증가했다. 음극재 매출은 2018년 909억원에서 2019년 32.7% 증가한 1206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0년은 50.8% 증가한 1819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만 증가한 것이 아니다. 회사 규모도 한 단계 레벨 업 됐다. 지난해 말 포스코케미칼 자산 규모는 연결 기준 2조88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기준 1조7301억원 수준이던 자산규모가 창립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2조원을 돌파했다.
◇사외이사 비율 40→50%…6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첫 제출 예정
자산규모 2조원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더 이상 중견기업이 아니라 대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그에 따른 의무와 책임도 따른다. 법적으로 준수해야 할 규제와 규범도 많다.
국내 상법은 상장사의 자산 규모가 2조원(개별 기준)을 넘어서면 이사회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우도록 규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별 기준 총자산이 1조9941억원인 포스코케미칼은 조만간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케미칼은 개별 기준 총 자산이 2조원을 넘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이달 15일 열린 주총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사외이사 수를 한명 더 늘렸다.
이전까지 포스코케미칼 이사회는 5명으로 구성됐다. 최고경영책임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사내이사 2명, 포스코에서 파견하는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 등이다. 사외이사 비중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0% 수준이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임기가 만료된 유계현 사외이사를 대신해 이웅범 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과 김원용 김장법률사무소 미래사회연구소장을 신규 선임했다. 임기만료된 사외이사는 1명인데 2명을 신규로 선임한 이유다.
포스코케미칼은 자산규모가 2조원을 넘어감에 따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공시해야 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까지 해당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모기업인 포스코는 통상적으로 6월 초 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했다. 포스코케미칼도 비슷한 시기 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사외이사 수를 한명 더 늘린 것은 이사회를 확대해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 이라면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역시 제출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산하에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같은 소위원회도 전무하다. 포스코그룹이 ESG 경영을 천명한 가운데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포스코케미칼의 이사회 지배구조 개편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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