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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 왕좌' 한국증권, 역대 최대 IB 실적 매출액 사상 첫 10조 돌파…ELS 트레이딩 손실 '옥의 티'

김수정 기자공개 2021-03-29 13:05:2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IB)부문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주식자본시장(ECM) 리그테이블 1위의 하우스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대규모 기업공개(IPO) 딜을 연이어 주관 실적에 추가하면서 영업수익과 순영업수익을 대폭 끌어올렸다.

회사 차원에서 지난해는 외형 확대에 있어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작년 한국투자증권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해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IB부문과 더불어 브로커리지부문이 맹활약한 결과다. 다만 운용부문이 주가연계증권(ELS) 트레이딩으로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수익성 면에선 아쉬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영업수익 50% 증가, 수익성은 뒷걸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수익 1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9조9263억원보다 53.1% 증가한 액수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865억원, 5870억원으로 전년도 8621억원, 6339억원에 비해 각각 8.8%, 7.4%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에 판매비와 관리비를 더한 순영업수익은 1조4712억원으로 2019년 1조5320억원에 비해 4.0% 감소했다.

매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영업비용이 함께 증가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14조4135억원으로 2019년 9조642억원보다 59.0% 증가했다. 최근 5개 사업연도를 통틀어 영업비용이 1조원을 넘어선 건 작년이 처음이다.

영업비용이 급증한 건 일회성으로 금융자산과 외환 관련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자산평가·처분에 따른 손실 11조6035억원이 발생하면서 영업비용이 치솟았다. 금융자산 관련 손실은 전년도 7조1282억원에 비해 62.8% 많은 수준이다. 1분기 ELS 트레이딩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이 이 항목에 반영됐다.

외환거래손실도 2019년 9403억원이던 게 지난해엔 2조1449억원으로 128.1% 늘어났다.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도 593억원으로 2019년보다 185.1% 늘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7997억원으로 2019년(7799억원) 수치와 거의 비슷했다.


◇ECM 리그테이블 1위 탈환, IB 실적도 '날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침체되면서 1분기엔 영업손익과 순손익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손실 규모도 500억원을 훌쩍 웃돌았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주식시장이 회복된 덕분에 실적도 정상궤도를 되찾았다. IB와 브로커리지부문 이익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IB부문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IB부문 순영업수익은 5169억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 3865억원에 비해 33.7% 늘어난 금액이다. IB 수수료 수익은 2019년 3128억원에서 지난해 4385억원으로 40.2% 확대됐다. 기업여신 관련 이자수익도 같은 기간 737억원에서 784억원으로 6.4% 늘면서 실적에 보탬이 됐다.

IB부문이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던 건 대형 IPO 딜을 대거 수임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작년 시장 최대어를 줄줄이 주관 실적에 추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 ECM 주관실적 2조8371억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1위에 올랐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왕좌를 되찾은 것이다.

양대 ECM 시장인 IPO와 유상증자 파트에서 모두 1위 타이틀을 달았다. IPO와 유상증자 주관금액은 각각 1조1085억원, 1조6485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DCM 주관실적은 17조8259억원으로 업계 3위였다. 이 밖에 인수합병(M&A), 금융자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브로커리지도 호조, 운용·자산관리는 역성장

브로커리지도 IB 못지 않았다. 작년 이 부문 실적 개선세는 유독 두드러졌다. 브로커리지부문 순영업수익은 3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8%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했던 주가가 회복되는 과정에 개인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작년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2000억원으로 2019년 1조7000억원보다 205.9% 많았다.

모든 부문이 우수한 실적을 낸 건 아니다. 운용부문은 순영업수익이 991억원으로 2019년보다 77.9% 급감했다. 1분기 대규모 ELS 헤지운용 손실이 난 여파다. 회사 차원의 위험관리 강화와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신규발행도 급감했다. 발행어음 잔고 역시 단기성 공모주 대기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크게 줄었다.

자산관리부문도 역성장했다. 작년 이 부문 순영업수익은 2640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21.6% 줄어들었다. ELS와 DLS 발행이 줄면서 관련 수수료 수익은 1656억원으로 21.1% 축소됐다. 수익증권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791억원으로 9.4% 줄었다. 옵티머스 펀드 선지급 관련 비용 258억원도 자산관리부문 실적을 깎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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