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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플랫폼 일군 오퍼상 '모트렉스' [thebell note]

윤필호 기자공개 2021-04-01 07:35:3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은 대체로 핵심 고객사인 대기업의 상황에 맞춰 진행된다. 현지 투자 여력과 사업 규모, 영업망 등 여러 측면에서 판단했을 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고 플랫폼 기능을 수행하는 사례가 없지는 않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모트렉스가 그렇다. 설립 초창기 '오퍼상(무역중개상)'으로 활동하며 해외 시장에서 경험과 네트워크를 구축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2001년 설립한 모트렉스는 해외 70여개국에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인포테인먼트(IVI) 제조·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가 단순 이동수단에서 첨단 IT 공간으로 확장하면서 관련 IVI 시장도 커졌다. 패러다임 변화가 동력원 교체에 그치지 않고 첨단 기기를 장착한 IVI로 무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IVI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제조업계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트렉스는 완성차에 탑재하는 IVI 기기를 제조·판매할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의 기기까지 채택해 패키지로 제공하는 일종의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모트렉스의 자동차 IVI 플랫폼 사업은 규모가 크지 않은 신흥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검증된 기기를 엄선해 대규모로 판매하는 대기업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집중한 덕분이다. 모트렉스는 대기업들에게 수지가 맞지 않는 작은 규모의 이머징 마켓에서 틈새를 파고 들었다.

자동차 IVI 플랫폼 사업으로 위상을 올리면서 영향력도 키웠다. 유연성과 신속함을 장점으로 내세워 협력업체를 확보했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혁신 제품을 개발해도 대기업의 엄격한 기준에 막혀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모트렉스가 타깃으로 삼은 이머징 마켓은 첨단 기기를 채택하는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모트렉스는 최첨단 기기를 확보할 수 있고 개발 업체들도 수익을 실현하는 윈윈(win-win) 시장을 형성했다.

모트렉스가 이처럼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설립 초기 이형환 대표가 주도한 무역중개 사업의 경험이 깔려있다. 이 대표는 현대자동차 구매팀 출신으로 1998년 IMF 사태 이후 독립해 회사를 차렸다. 초창기 제조가 아닌 자동차 공조제품 유통을 담당하는 무역중개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해외 영업망을 확보했고 신흥국 소비자들의 차량 IVI 제품에 대한 니즈를 발견했다.

이 대표는 당시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제조업에 도전했다. 기술자 확보부터 새로운 기술 경쟁 등 제조업으로 변신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신흥국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지금의 성장을 일굴 수 있었다. 규모의 한계에서 벗어나 플랫폼 사업을 구축한 모트렉스의 경험과 도전이 다른 중견·중소 후발주자들에게 영감을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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