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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매각 대경오앤티, SK에너지 원매자로 물망 협상후 결렬 전례…SI 움직임 파악에 투자업계 분주

노아름 기자공개 2021-03-31 08:27:0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식물성 유지 제조사 대경오앤티 경영권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가운데 투자업계에서는 정유사를 비롯해 사료제조사 등이 원매자로 떠오를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앞서 SK에너지가 대경오앤티 인수추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만큼 향후 입찰 과정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에 시장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경오앤티 매각 측은 공개경쟁입찰 형태의 매각을 앞두고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매각주관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아직 본격적인 입찰 프로세스를 밟진 않았지만 M&A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SI-FI 간 컨소시엄 가능성을 포함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도자가 희망 멀티플(EV/EBITDA) 밸류에이션으로 17배~18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세컨더리 딜(FI 간 거래) 성사가 쉽지 않고, 매각 측에서도 장기적 경영이 가능한 SI를 보다 선호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합종연횡이 가시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업계에서 예의주시하는 SI는 SK에너지다. 이번 딜 사정에 밝은 복수의 시장 관계자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SK에너지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대경오앤티 인수를 추진하다가 매도자 측과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눈높이 차이로 인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 간 거론됐던 가격은 2000억원대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딜 향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현재도 SK에너지 동향 파악을 위해 원매자들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SK에너지를 비롯해 GS칼텍스 등 정유사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외에 유지종자를 구매해 동물사료를 가공·유통하는 카길 등 또한 잠재적 원매자로 언급된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에 맞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최근 에너지 산업군에서는 식물성 기름을 활용한 바이오디젤(HVO)을 차량연료로 사용해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대경오앤티의 사업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대경오앤티는 대두를 해외에서 수입해 와 식용유로 만들거나 가정이나 식당에서 나오는 폐유를 가공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탈바꿈시켰다.

동물성유지 시장 선도적 사업자라는 점은 사료업체들의 이목을 끄는 포인트로 꼽힌다. 1995년 설립된 대경오앤티는 도축장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동물성유지를 가공해 라드유(돼지기름) 등을 생산해왔다. 사료용 동물성유지 시장을 약 40%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로도 알려져 있다. 반려동물 사료사업을 하는 대한제분 역시 일찌감치 대경오앤티에 매력을 느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특수목적회사(SPC)에 출자자(LP)로 참여한 바 있다.

이외에 대경오앤티는 60여대의 유지 운송전용 탱크를 보유해 저장·보관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전국 운송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때문에 해당 설비현황 등에 대한 원매자들의 실사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대경오앤티의 적정 기업가치(EV)를 2500억~2600억원 상당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다만 입찰이 흥행할 경우 대경오앤티가 시장 예측을 웃도는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관측 또한 함께 제기된다.

매각 대상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경오앤티 지분(70%) 등 구주 100%다. 연내 거래가 성사된다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약 5년 만에 대경오앤티 투자금회수를 마무리하게 될 전망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6월 대경오앤티 지분 70%를 945억원에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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