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더벨 경영전략 포럼]"ESG 경영 확산은 정해진 미래, 'HOW'만 남은 상황"남재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핵심은 디밸류에이션 제거와 리밸류에이션 확대"
조은아 기자공개 2021-03-31 09:25:4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실 ESG 경영이 기업 입장에서 쉽지는 않다.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이나 주주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ESG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건 ‘정해진 미래’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정해진 미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 즉 '하우'(How)만 남은 문제다.”SK그룹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펼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올들어 재계에 ESG 열풍이 불고 있지만 SK그룹은 2018년부터 이미 DBL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ESG 경영을 도입했다. DBL(더블바텀라인)이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그런 SK그룹에서 ESG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다루고 있는 남재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셜밸류위원회 소셜밸류추진팀 담당(부사장)의 입장은 확고했다. 남 부사장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메이플홀에서 '생존의 시대, ESG에서 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열린 ‘2021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ESG 경영 확산은 "정해진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의 발표는 SK그룹이 어떻게 ESG 경영 환경에 대응하는지에 집중됐다.
SK그룹에서 얘기하는 ‘사회적 가치’는 흔히 말하는 사회공헌이나 사회적 책임(CSR)보다 더 넒은 개념이라고 남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수익을 늘리고 주가를 높이는 등 경제적 가치를 최고로 여겨왔다면 이제는 사회적 가치 없이 경제적 가치만 추구하면 지속경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 부사장은 기업의 주요 이해관계자가 ESG 확산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영환경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봤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착한 소비가 확대되면서 기업을 압박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투자자들도 ESG를 기반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경영환경이 변하는 만큼 기업은 필연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SK그룹의 ESG 경영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디밸류에이션 제거’와 ‘리밸류에이션 확대’다. 디밸류에이션 제거는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다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ESG 리스크 관리를 통해 이런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리밸류에이션 확대란 ESG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모델 자체를 혁신하는 것을 말한다.
남 부사장은 ESG 리스크 관리를 위해 SK그룹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각 부문별로 나눠 소개했다.
우선 E(환경) 부문에서는 ‘RE100’ 가입을 들었다. RE100은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RE100을 선언한 기업은 2050년까지 기존 소비 전력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RE100 가입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애플과 구글 등 240곳에 이른다.
SK그룹은 환경부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6개 관계사가 RE100에 가입했다.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면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남 부사장은 “이미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SK그룹에게 이를 요구하고 있었다”며 “다른 경쟁사들은 이미 RE100을 선언했는데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어 필연적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S(사회적 채임) 부문과 관련해서는 SK하이닉스의 '위 두 테크센터'(We Do Tech Center)를 예로 들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생협력 플랫폼인 위 두 테크센터를 운영 중이다.
마지막으로 G(지배구조) 부문과 관련해서는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회사의 반독점, 반부패, 지속가능경영 전략 등을 심의하는 ‘지속경영위원회’를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남 부사장은 비즈니스모델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도 소개하며 SK건설과 SK하이닉스 사례를 제시했다.
SK건설은 지난해 말 국내 1위 종합환경 기업 EMC홀딩스를 인수했으며 미국 블룸에너지와 함께 조인트벤처(JV) 블룸SK퓨얼셀도 설립했다. 아직까지 친환경 사업의 비중이 높지 않지만 전통적인 건설기업에서 환경기업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플라스틱을 회수해 다시 플라스틱 원료로 만드는 재활용 사업과 관련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톱티어 부족한 '비은행'…전략 마련 고심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제2의 '베트남' 찾을 수 있을까
- 미국 증권사 인수한 한화생명…자산운용 시너지 겨냥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높은 주가 상승률…'의지'가 '타이밍'을 만나면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불리한 출발선…'내실'은 챙겼다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연착륙' 끝났다…'연말 인사'에 쏠리는 시선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후반전 시작, 남은 과제는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균형점은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결과'로 말한다, 달랐던 시장 반응
- [한화 금융 계열사는 지금]한화생명, 본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이상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