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한솔제지]컴플라이언스 '업그레이드'...지원실 격상·독립성 보장④대표이사 직속 조직, '전략기획팀→감사TF→RM팀' 개편...경영진 인사권 제한
김서영 기자공개 2021-04-07 11:22:28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5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경영 방침을 지속해서 강화해왔다. 준법지원실을 전략마케팅실 산하에서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다. 준법 조직에 대한 경영진의 인사권에 제한을 둬 감사 활동에 대한 독립성을 높였다.한솔제지는 2012년 준법지원인을 선임하면서 컴플라이언스 경영에 첫발을 뗐다. 한솔제지는 2014년 11월 한솔홀딩스에서부터 인적분할됐다. 분할 이후에도 준법지원인과 준법지원 조직을 그대로 유지해온 것이다.
한솔제지의 첫 번째 준법지원인은 박재우 당시 전략기획팀장이다. 그는 2012년 8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5년 동안 한솔제지의 컴플라이언스 경영을 책임졌다. 1971년생인 그는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법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08년 성신양회 법무팀장을 거쳐 2012년 한솔제지 전략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솔제지는 2017년 말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대표이사 직속 기관으로 '감사전담팀(TF)'을 신설했다. 기존의 전략기획팀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준법지원인과 감사위원회 업무를 도맡아 수행하는 독립적인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계부장 1명과 회계과장 1명으로 꾸려졌다. TF 단계에서부터 준법지원 보조 업무를 수행했다.
다만 준법지원인은 여전히 전략기획팀 소속이었다. 감사 조직 개편과 함께 준법지원인이 새로 선임됐다. 두 번째 준법지원인은 송민형 당시 전략기획팀장이다. 1983년생이 그는 한양대 법학과 학사, 한국외대 법학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15년 법무법인 세종에 재직하다 2년 뒤 한솔제지 전략기획팀장으로 합류했다.
2019년 말 한솔제지의 컴플라이언스 경영은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 됐다. 2년간 운영됐던 감사TF가 'RM(Risk Management)팀'으로 개편된 것이다. TF 성격에서 벗어나 정식 조직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여전히 대표이사 직속 기관이란 지위는 변함없다. 지난해 말 기준 수석매니저 2명, 책임매니저 3명으로 감사 조직의 규모가 2명에서 5명으로 커졌다.
RM팀은 준법지원인과 함께 경영진과 임직원이 법규를 준수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한다. 또한 준법훼손위험(compliance risk)을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준법지원인과 RM팀은 업무감사 및 경영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감사위원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준법지원인의 소속도 전략기획팀이 아닌 RM팀으로 바뀌었다. 한솔제지 측은 효율적인 감사 업무를 위해 감사위원회에서 임명한 RM팀장을 준법지원인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정민 RM팀장은 2019년 12월 선임돼 현재까지 준법지원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984년생인 김 팀장은 2008년 중국 베이징대(북경대)에서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와 한국외대 법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19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법무법인 평강에서 변호사 일을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한솔제지 RM팀장으로 적을 옮겼다.
한솔제지는 감사 조직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컴플라이언스 활동도 활성화했다. 2015년부터 2017년도까지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연 1회 이상의 준법감사를 수행해 이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있다"라며 "반기별 1회 이상의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준법감사 내용이 해당 연도 사업보고서에 공시되진 않았다.
컴플라이언스 조직 개편을 완료한 2018년부터는 달랐다. 한솔제지는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매년 5회씩 시행했다. 분기별로 컴플라이언스 자율점검을 실시해 그 결과를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 지난해 6월에는 관련 윤리강령을 정비하는 등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재구축했다고 밝혔다.
준법지원인의 독립성도 높아졌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발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감사 보조조직(RM팀)은 인사평가 및 인사이동 등에 있어 감사위원회의 동의 등이 요구되어 경영진이 단독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도록 독립돼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준법지원인 및 지원 조직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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