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네이버]공학도 마케터 출신 김민, 주가 전략 리더가 되다④광고기획·투자개발 거치며 다양한 업무 이해도…ESG 채권 발행 주도
서하나 기자공개 2021-04-13 07:05:3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자가 최대주주가 아닌 네이버는 늘 주가 관리의 중요성이 컸다. 국민연금기금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대주주가 없고 외국인과 소액주주 비중이 높다. 적극적인 자사주 활용 전략은 투자자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IR의 역할을 점점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유학파 출신 마케터 김민 책임리더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네이버 IR실을 이끌고 있다. IR실은 최근 네이버의 EGS 전략까지 주도하며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민 책임리더(사진)는 1974년생으로 UC버클리에서 공학을 전공한 유학파다. 1998년 졸업 직후 AMR테크에서 선임 엔지니어 및 시스템 마케팅 매니저로 약 5년간 재직했다. 전자 전력량계 연구 개발과 계량기 및 계량 시스템 기술 판매 등이 주요 업무였다.
이후 삼성전자로 거취를 옮겨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약 5년간은 TV 제품 기획 및 마케팅 전략을 짰다. 그곳에서 제품 전략 및 비즈니스 문제 해결 등을 지원하고 TV 시장 동향에 대한 분석 업무 등을 했다.
공학도이자 마케터로 경력을 쌓던 그가 투자자 커뮤니케이션(Investor Relation)으로 진로를 튼 계기는 네이버에 합류하면서 찾아왔다. 당시 그는 이준호 NHN 회장과 인연을 계기로 초창기 네이버(당시 NHN)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처음부터 IR 관련 업무를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긴 시간을 검색광고 기획 개발·투자개발·인사 업무 등으로 보냈는데 당시 쌓은 다양한 경험은 훗날 네이버라는 큰 기업을 구석구석 파악하는 힘이 됐다. 그는 훗날 네이버와 한게임의 분할 과정에서도 네이버를 택했다.
김 리더가 네이버에서 가장 오래 담당한 업무는 2008년부터 약 8년간 검색광고 제품을 기획하는 일이었다. 당시 그는 팀 리더로서 신용카드와 항공편 검색 광고 등을 출시했다. 수요 조사 기반의 최적화 검색 광고 상품 개발 등도 그의 손에서 이뤄졌다.
2015년 재무실로 옮겨 이정안 리더 산하 투자개발실에서 일한 경험은 김 리더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인도, 중국, 미국과 유럽 등에서 그동안 네이버가 다루지 않는 첨단 기술 분야의 전략적·금융적인 투자 기회를 찾는 일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해외 투자자와 인연을 쌓았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6년 네이버 재무실을 총괄하면서 기존 CFO 산하 3곳의 재무조직을 5곳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를 계기로 기존 IR실 리더였던 조기선 팀장은 2018년 네이버파이낸셜로 이동했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함께 금융사업을 영위하기 위함이었다. 네이버 IR 전략을 주도할 새 인물이 필요했다.
박 CFO가 바라본 김민 리더는 외국인 투자자 등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고 네이버를 구석구석 이해하고 있어 새 IR 리더로 적임자였다. 두 사람은 재무실 동료이자 고려대 MBA 동문이란 인연도 있다. 신뢰도 역시 충분했다. 그렇게 김민 리더는 2018년 네이버 IR을 이끄는 리더에 오른다.
IR실의 대표적인 업무는 분기마다 진행되는 컨퍼런스콜이다. 외국인 투자자를 고려해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이 행사는 보통 1시간반에서 2시간가량 진행된다. 투자자의 예상 가능한 모든 질문에 대해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것도 IR실의 주요 업무다.
IR실은 100명이 넘는 재무 조직 중 10명 남짓으로 구성됐다.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최근엔 네이버의 ESG 전략까지 주도하며 더욱 바빠졌다. 네이버에서 ESG 조직은 전사 조직으로 해당해 CFO 산하 조직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ESG 전략만큼은 엄밀히 김민 리더와 IR실에서 주도하고 있다.
3월 네이버는 IR실 주도로 약 5643억원(5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외화 ESG 채권인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전세계 IT기업 중 데뷔 채권을 ESG 채권으로 발행한 것은 최초다.
네이버는 ESG 분야에서 누구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인다. 지난해 KCGS 거버넌스 평가에서 시가총액 10위 기업 중 유일하게 A+를 획득했다. 변대규 의장과 한성숙 대표 등으로 구성된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에도 힘을 싣었다.
외국인과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네이버에서 IR의 역할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주주 비중과 소액주주 비중은 각각 57.3%, 63.83%에 이르렀다. 성장 과정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하며 지분이 대거 희석된 탓이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지분율은 약 3.73%(612만9725주)에 불과하다.
관계자는 "(네이버가 외국인 주주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를) 거버넌스 리스크가 없고 실적은 우수하기 때문"며 "여기에 글로벌에선 플랫폼 기업에 프리미엄을 쳐주는 분위기, 네이버의 지속적인 시장 친화적 IR 정책 등도 대표적인 요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지분 11.56%(1898만5923주)를 보유한 국민연금기금이다. 블랙록펀드(BlackRock Fund Advisors) 정도가 유일하게 지분율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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