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체투자 공정가치평가 대체로 '합리적' 캘퍼스 등 해외 연기금과 비교분석…공시수준은 미흡
한희연 기자공개 2021-04-08 10:14:5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를 위해 연기금과 공제회 등 투자기관들의 대체투자 확대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850조원이 넘는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확대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다.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 자산과 달리 대체투자자산은 공정가치 평가로 수익률 산정이 이뤄진다. 공정가치평가는 공시정보가 부족하고 자산이 다양해 평가에 품이 든다. 신뢰성에 대한 이슈가 많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공정가치평가는 대체로 합리적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연구원은 최근 주요 해외 연기금들과 국민연금기금의 공정가치평가체계와 현황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대체투자자산의 공정가치평가는 기금운용관점에서 펀드관리와 성과평가 등의 목적으로 시행된다. 이번 분석은 글로벌 대체투자펀드 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의 공정가치평가 체계와 비교해 이뤄졌다.
연구원은 실증분석 결과, 국민연금이 2009년 이후에 실시하고 있는 공정가치 평가는 실현가치에 대해 전반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데이터를 이용해 검증한 경우, 투자기간동안 투자성과가 좋은 펀드일수록 공정가치를 평균적으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투자성과가 나쁜 펀드일수록 공정가치를 평균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구원은 "성과가 저조한 펀드들에 대해서는 입력자료의 가정에 있어 보다 보수적인 설정을 통한 공정가치 평가 및 적극적인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며 "향후 국민연금 대체투자자산의 회수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체투자 수익률의 신뢰성 증진을 위해 청산펀드를 중심으로 공정가치 적정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대체투자자산의 공정가치 평가수준은 합리적이라고 평가됐지만 공시수준은 해외 연기금들에 비해 다소 미흡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여러 공정가치 평가 기준 중 국제성과평가기준(GIPS)를 적용하고 있는 해외 연기금들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국민연금의 성과평가에서는 공정가치 평가결과에 대한 세부 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GIPS는 공정가치로 평가된 자산의 비중을 공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캘퍼스를 비롯한 CPPIB와 GPFG 등 해외 주요연기금에서는 공정가치로 평가된 자산을 수준1부터 수준3까지 구분하여 공시하고 있으며, 수준별 공정가치금액이 전체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공시하고 있다. 또 공정가치 평가수준별 편출입 정보와 입력자료 값의 범위를 공시하며, 연결재무제표 뿐 아니라 자회사 보유자산의 공정가치 평가결과도 수준별로 공시하고 있다.
연구원은 "공시정보가 부족하고 대부분 가치평가에 의해 공정가치가 추정되는 대체투자자산의 특성을 고려하면, 성과평가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 공정가치 평가결과에 대한 보다 투명하고 적극적인 공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금 내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 체계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가치는 시장에 근거한 측정치로 특정일에 시장 참여자 사이의 정상거래에서 자산을 매도하면서 수취하거나 부채를 이전하면서 지급하게 될 가격이다. 공정가치는 관측 가능한 시장거래나 시장정보를 이용하여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 가치평가기법을 이용하여 측정한다. 대체투자자산의 대부분은 가치평가기법에 의해 공정가치를 측정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연 1회, 9월 말 기준 공정가치 평가를 실시하며 평가결과를 12월 말에 반영한다. 사모투자와 인프라의 공정가치 평가방법론으로는 시장접근법, 이익접근법, 자산접근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의 경우 원가방식, 수익방식, 비교방식 등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대체투자자산은 운용사나 기금운용본부에서 선정한 외부전문기관을 활용해 공정가치를 평가하며, 검증기관의 검증도 거친다. 해외 대체 투자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는 해외운용사의 가치평가결과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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