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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한화그룹의 선택]1조 유증 원투펀치, 왜 솔루션·시스템이었을까①김동관 사장 경영능력 입증 주무대·기업 성장할수록 늘어나는 승계 재원

박기수 기자공개 2021-04-15 09:26:31

[편집자주]

2020년대 시작과 함께 한화그룹이 큰 변화를 예고 중이다. 복잡했던 계열사 이합집산 과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위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작년 한화솔루션에 이어 최근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 규모만 약 3조원에 달한다. 그 중심에는 한화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히 지목되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있다. 유증을 기점으로 시작될 신사업의향후 행보는 그룹 총수가 되기 위한 김 사장의 마지막 경영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의 바쁜 행보와 2·3세 간 승계 과정에서 주목할 점을 더벨이 짚었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말 한화솔루션은 1조3461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사전 청약률은 106%로 사실상 '완판' 그 이상의 기록을 달성했다. 이어 지난 달 한화시스템도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주요 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 등은 적극적으로 자금을 대기로 했다. 두 계열사가 올해 초에만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한화'는 자본시장의 메인 키워드 중 하나가 됐다.

한화그룹의 2020년대, 즉 현재 시점이 3세 시대의 '서막'이라고 볼 수 있는 배경이다. 바로 직전 시점인 2010년대 후반 한화는 계열사들 이합집산을 통해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탄생시켰다. 각각 화학·태양광·첨단소재, 방산 계열사다.

지배구조 상으로 봐도(금융 계열사 제외) 양 사는 한화그룹의 두 주축이다. 한화 3세이자 그룹 후계자로 유력시되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사진)은 작년과 올해 각각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기임원으로 취임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함께 이뤄지는 2조6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한화그룹의 미래 모습이 어떨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

◇경영능력 입증할 최적의 무대

영위하는 사업과 기업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김동관 사장이 '총수'가 되기 위한 최적의 경영 시험대가 바로 한화솔루션이라는 것이 업계 공감대다.

작년 탄생한 한화솔루션의 전신은 한화케미칼이다. 태양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사업과 화학 기초소재 사업을 영위하던 한화케미칼은 모빌리티 소재·태양광 셀·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했다. 여기에 리테일 사업인 한화갤러리아마저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

한화솔루션은 대표이사만 5명인 초대형 기업이다. 케미칼·큐셀(태양광)·첨단소재·갤러리아 부문에 각각 이구영·김희철·류두형·김은수 대표가 포진돼있다. 김동관 사장은 '전략부문장'이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함께 대표이사진에 포함돼있다.

대표이사진 규모에 걸맞게 기업 자산총계도 그룹 내에서 독보적이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말 기준 자산총계 10조6264억원으로 별도 기준 한화그룹에서 가장 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모태이자 지주사 격 회사인 ㈜한화도 7조3628억원, 방산 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4조6414억원으로 한화솔루션에는 못 미친다.

한화솔루션은 유증 자금 중 6356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쓰고, 4105억원은 타법인의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으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신사업 행보는 시작됐다. 최근 한화솔루션은 자회사 한화큐셀(Hanwha Q CELLS Co., Ltd.)에 약 28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태양광 사업의 외형 확장을 노릴 전망이다.

◇시스템 키워야 승계 용이하다

한화시스템은 방산·우주 분야의 핵심 계열사로 분류된다.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제외하고 유일한 상장회사가 바로 한화시스템이기도 하다. 정찰위성 등 방산 분야를 넘어 우주인터넷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최전방에 나선 곳이 바로 한화시스템이다.

사업적 이유 외 한화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는 '주주 구성'에 있다. 한화시스템의 2대 주주는 보통주 13.41%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 3세(김동관·김동원·김동선)들이 각자 지분을 50%, 25%, 25%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로 한화그룹 승계의 핵심 회사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 성장은 곧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지분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재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의 지분을 조금씩 매입하면서 승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추후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지분을 더욱 많이 매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대규모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재지만 그 본질은 회사의 성장을 겨냥한 개념으로 봐야 한다"라면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지분을 정리하는 시점과 한화그룹 승계와 긴밀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한화솔루션과 마찬가지로 유상증자로 끌어모은 자금 중 일부를 M&A에 쏟을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공시를 통해 1조2000억원 중 7000억원을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에 쓸 것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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