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C에너지, 공모채 연기…합병 영향 '속도 조절' 자체 자금으로 대체, 분기 보고서 발행 후 조달 재개할 듯
오찬미 기자공개 2021-04-12 13:30:2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병 후 사명을 변경한 SGC에너지가 올해 공모채 발행 계획을 취소했다. 4월 7일 첫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설 계획이었다. 대표주관사도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요예측 일주일 전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시장 태핑(Tapping) 과정에서 투자 수요가 채워지지 않은 데다 시장 금리가 반등한 점이 발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첫 공모채 '급했다'…조달 시점 연기
8일 IB업계에 따르면 SGC에너지가 이달 공모채 1000억원 발행 계획을 취소했다. 우선은 단기 자금과 자체 현금으로 차환 수요에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방향을 정했다"며 "보유 현금으로 차환 자금을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병 법인의 실적이 온전히 집계되지 못한 점도 공모채 발행에 영향을 줬다. 투자자들이 의사결정 시 회사의 실적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느끼면서 선뜻 참여 의사를 밝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발행은 SGC에너지가 계열사 합병과 사명 변경을 완료한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딜이었다. 이때문에 합병 법인의 실적이 합병일을 기점으로 2개월 분만 사업보고서상에 반영 됐다. 분기 실적이 파악되지 않은 탓에 연간 실적을 추청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SGC에너지의 전신인 군장에너지가 지난 2년간 공모채 발행에 나서서 연달아 미매각을 냈던 것도 투심을 회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합병을 앞둔 군장에너지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서 2년물 800억원 모집에 1250억원의 신청이 들어왔지만 3년물 1000억원 모집에서는 980억원의 주문이 채워지며 2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자금 소요를 대비해 발행에 나섰다. 그러나 이 과정에 공모채 발행을 추진한 점이 투심 형성에는 부정적이었다. 시장성 조달에 첫 도전했던 2019년 4월에도 1500억원 모집에 5850억원의 자금을 받아내며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10월 두번째 공모채 발행에서는 5년물에서 미매각을 경험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시장 태핑 과정에서 수요가 기대만큼 집계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 부담, 장기채 전환 속도조절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 비용이 늘어난 점도 SGC에너지에는 부담이었다. 4월 7일 기준 A+급의 3년물 채권 금리는 1.792%에 형성돼 있다. SGC에너지의 3년물 개별 민평 금리는 2.462% 수준으로 이보다 소폭 높다. 2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2%대 초반에서 금리가 형성돼 있었으나 금리가 인상됐다.
단기적인 신용등급 변동 이슈가 없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다가 다시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분기 보고서 집계 후 시장 태핑을 재개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SGC에너지는 군장에너지와 동일한 A+(안정적)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삼광글라스는 2020년 10월 군장에너지를 흡수합병하고, 이테크건설에서 인적분할로 신설된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SGC에너지로 변경했다.
사업지주회사로 전환 후 군장에너지의 집단에너지 부문이 실질적인 사업주체 역할을 하면서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의 투자부문을 이끌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군장에너지 합병시 상환을 요청한 투자자가 있어서 회사채 발행과 단기채 등을 통해 상환금을 마련했었다"며 "이번에 장기채로의 전환을 계획했으나 최근에 금리가 너무 많이 뛰어서 1분기 대비 발행 시점이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SGC에너지의 2020년 말 차입금은 총 8094억원으로 집계된다. 단기차입금 6397억원을 포함한 규모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의 차입금 일부가 유입되면서 재무부담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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