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IT업계의 연봉 인상 릴레이 바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오죽하면 그 여파로 업계 최고 대우라고 선망받던 삼성전자조차 올해 임금인상 규모를 두고 직원들과 내홍을 겪었을 정도다.사실 세간의 관심에 비켜서 있었을 뿐 벤처캐피탈(VC)업계의 연봉 인상 바람도 게임·IT업계 못지 않다. 얼마 전 만난 벤처캐피탈(VC) 대표도 최근의 고민거리 중 하나로 심사역을 비롯한 직원들의 연봉 인상 문제를 손꼽았다.
국내 VC업계는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스타트업이 부각되면서 스타트업 육성의 젖줄인 VC펀드에 대한 정부의 출자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VC들의 운용자산(AUM)은 급격히 불어났고, AUM의 증가는 VC 매출의 큰 축인 관리보수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역대급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업황 자체의 호황 속에서 진입 장벽도 낮아지면서 새롭게 VC를 설립하거나 기존 심사역들이 회사들 차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국 기존 VC들은 심사역들의 이탈 방지를 위해, 신생 VC들은 우수 심사역 영입을 위해 연봉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 VC업계 내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곳들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곳이 벤처투자 젖줄인 모태펀드 운영기관인 한국벤처투자다.
한국벤처투자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은 7000만원 수준이다. 적정 수준은 상대적이라 논하기 어렵다 쳐도 5년전 1인당 평균 연봉에 비해선 오히려 조금 줄었다. 물론 근속연수 등 변수를 감안하면 실제 줄었다고 생각하긴 어렵지만 5년전과 비교해 거의 동결 수준이라 볼 수 있다.
민간 VC에 억대 연봉 심사역들이 즐비하고, 최근엔 파격적인 연봉인상까지 이어지니 한국벤처투자 내부에서는 인력 관리가 쉽지 않다. 실제 1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팀장급 전문인력 3명이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민간 VC로의 이직을 택했을 정도다.
6조원을 굴리는 한국벤처투자는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민간 VC 수준까지 연봉을 맞출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이탈 방지를 위해선 업계의 현실을 반영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오히려 우수 전문인력을 영입해 0.1%라도 높은 수익을 얻는 것과 연봉 1000만원을 아껴 얻는 수익 중 어느 것이 더 이득인지를 따져보라고. 60억원(6조원*0.1%) vs 12억7000만원(한국벤처투자 지난해 종업원수*1000만원), 어떤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까 따져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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