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굴뚝 없는 은행의 환경 점수 키우기…'온실가스 줄여라'KB금융, 전 계열사 스콥1~3 배출량 측정…'지속가능' 목표치 설정 초점
김현정 기자공개 2021-04-13 07:31:2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2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이 일련의 사업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대대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 가운데서도 금융사가 상대적으로 소원할 수 있는 'E'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본사 및 지점에서의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은 물론 전기 사용, 구매·운영 활동에 따른 간접적인 배출량까지 세부적인 파악을 진행 중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환경 이니셔티브인 SBTi와 PCAF에 가입한 KB금융은 그룹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에 나섰다. 올해 안에 이사회에서 현재 배출량과 추후 감축 목표량을 승인받은 뒤 SBTi와 PCAF에 전달할 예정이다.
SBTi와 PCAF는 파리기후협약 이행을 위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 목표 설정을 검증하는 글로벌 민간 협력체다. 해당 이니셔티브 가입 이후 2년(SBTi), 3년(PCAF) 이내에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방향성과 목표를 승인받아야 한다. 회사의 계획이 타당치 않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목표치 등을 재수립해야 한다.
KB금융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C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협약에 발맞추기 위해 글로벌 이니셔티브의 검증을 받기로 했다.
SBTi·PCAF 가입 승인은 KB금융이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는 ESG 경영활동 가운데 E(환경)에 해당되는 사업이다. 특히 KB금융이 작년에 제시한 ‘KB 그린 웨이(Green Way) 2030’과 맥을 함께 한다.
그룹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기존 대비 25% 감축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 ESG 전략을 말한다. KB금융은 작년 이와 함께 ‘탈석탄 금융’ 선언,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에 대한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
SBTi와 PCAF의 승인 작업까지 시작하면서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체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SBTi와 PCAF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등 감축 계획을 요구하고 있어 보다 더 장기적인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
SBTi와 PCAF는 회사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숫자로 측정해 꾸준히 관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 측정 기준을 스콥 1(Scope 1)~스콥 3(Scope 3)으로 구분하고 온실가스 배출 간주 활동을 제시했다. 기업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도출 수식도 마련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KB금융은 공장이 있는 제조회사가 아닌 금융사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개념이 다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PCAF 방법론에 따르면 금융사 역시 온실가스 배출이 많다. KB금융 측 역시 기존에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굴뚝 없는 금융사지만 가이드를 보고 실제 측정을 해보니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로들이 꽤 많았다”며 “PCAF 방법론은 기업활동들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한 수식으로 도출하는 굉장히 과학적인 접근론”이라고 말했다.
스콥1은 직접적 배출을 규제한다. KB금융지주 및 계열사 본사 건물과 전국에 깔려있는 은행 지점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측정한다. 보일러를 틀거나 에어컨을 가동했을 때 나오는 온실가스를 말한다. '직관적' 개념으로 보면 된다.
스콥2는 전기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전기는 발전소를 통해 얻어지는 만큼 전기 사용량이 많아지면 결국 발전소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아진다는 개념이다. PCAF 방법론에서는 전기 사용량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도출하는 산식을 제시해놓고 있다. '간접적' 개념 구간이다.
마지막으로 삼아 둔 스콥3는 가장 측정이 어려운 부문이다. 구매·생산·운영 등 밸류체인에 따라 간접적으로 발생되는 온실가스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밸류체인에 따라 기업활동을 15가지 구분해놓았다.
예를 들면 한 회사가 PC를 구매했을 때도 구매 회사는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를 한 것이라고 간주한다. 그 PC가 회사로 오기까지 생산되고 배송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PC 한 대에 대한 구매활동에도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강조한 규준이다.
직원들이 출장을 다닐 때도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하게 된다. PCAF 방법론에서는 출장지 거리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가 마련있다. 이 밖에 직원들의 식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관리토록 한다. 밥이 지어지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계속 배출되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ESG가 비재무적인 내용이 많다고들 생각하는데 글로벌 이니셔티브들은 모든 표준들을 다 수치화해 정량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며 “2050년까지 매년 얼마를 줄여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일인 만큼 가입 승인을 위한 단발성이 아닌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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