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CJ제일제당, 2년만의 공모채 흥행...8300억 밀물목표금액 4배 초과, 다만 아쉬운 금리
김수정 기자공개 2021-04-20 14:01:5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2000억원 발행을 목표로 진행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4배 이상인 8300억원의 수요를 확인했다. 2년여 만에 다시 찾은 공모채 시장에서 수급 우려를 뚫고 AA0 등급 우량채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앞선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크게 낮추진 못했다. 가산금리 -2~+0bp 수준에서 목표금액을 충족했다. 기준점으로 제시한 개별민평이 이미 등급민평 대비 상당히 낮은 편이었던 데다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금리 스프레드가 크게 좁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쟁률 4.15대 1…펀더멘털 앞세워 투심 확보
CJ제일제당은 19일 2000억원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19일 실시했다. 트랜치는 3년물과 5년물, 7년물로 구분했다. 트랜치별 모집 금액은 각각 1000억원, 700억원, 300억원이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수요예측을 총괄했다.
이번 3·5·7년물은 약 2년 3개월만에 다시 발행하는 공모채다. 2019년 1월에는 3년물과 5년물, 7년물, 10년물을 발행해 총 7000억원을 조달했다. 이 중 2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활용하고 나머지 자금을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 인수 자금으로 사용했다.
시장에선 이달 회사채 발행이 다시 급증한 만큼 수급 부담이 이번 CJ제일제당 수요예측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는 기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급격히 좁아진 AA급 회사채의 경우 특히 수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요예측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앞선 우려가 무색해졌다. 마감 결과 총 모집액의 4배 이상인 83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트랜치별 주문 금액은 3년물 4400억원, 5년물 3000억원, 7년물 9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포트폴리오 내 회사채 편입 비중을 늘리려는 기관 투자자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개선된 수익성과 재무지표도 투심을 모으는 데 큰 몫을 했다. 2017년 이후 식품 원재료 가격 상승, 판촉비 증가 등으로 악화됐던 수익성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공식품 매출이 늘면서 호전됐다. 2019년 말 CJ그룹의 비상경영체제 선포 이후 이뤄진 자산 매각·유동화와 해외 자회사 외부자본 조달 조치 덕분에 차입금의존도는 크게 낮아졌다.
◇아쉬운 가산금리…-2~+0bp에 목표금액 충족
CJ제일제당은 이번 공모채 3·5·7년물의 희망 가산금리 밴드를 '-20~+20bp'로 동일하게 제시했다. 기준금리는 개별민평 수익률을 택했다. 그러면서 수요예측에서 2000억원 이상 수요가 확인될 경우 가산금리 수준을 감안해 최대 4000억원까지 발행금액을 늘리기로 했다.
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목표금액을 어렵지 않게 모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두드러진 강세 발행을 기대하진 않았다. 개별민평이 등급민평보다 워낙 낮은 데다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도 30bp가 채 안 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희망 밴드 상한을 20bp로 설정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인지하고 나름대로 금리 메리트를 더하기 위해 취한 조치다.
실제 밴드 하단에 공격적으로 주문을 넣은 투자자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 마감 결과 3년물과 7년물은 +0bp(par)에 모집금액 1000억원과 300억원이 충족된 것으로 나타났다. 5년물은 -2bp에서 목표금액 700억원이 모아졌다. 증액 발행을 하게 된다면 가산금리도 올라가게 된다.
최근 발행된 AA0급 회사채와 비교할 때 CJ제일제당의 이번 발행조건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초 3년 단일물을 개별민평 대비 -21bp에 발행했다. 기아자동차는 3년물(-11bp)과 5년물(-20bp), 7년물(-30bp) 모두 개별민평 대비 강세 발행했다. SK에너지도 이달 초 3·5·7년물 가산금리를 민평 대비 각각 -9bp, -11bp, -5bp에 확정했다.
한편 이번 CJ제일제당 공모채는 오는 27일 발행된다. 조달한 자금 모두를 만기 회사채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2014년 발행한 공모채 500억원과 2017년 찍은 2500억원 규모 공모채가 올 10월과 내년 1월 순차적으로 만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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