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유증 직후 무증…'주주 친화' 카드 1주당 0.2주 배정…상위 제약사 대비 최대 10배
남준우 기자공개 2021-04-21 13:12:3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제약이 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실시하는 유상증자인 만큼 최대주주인 보령홀딩스도 참여할 예정이다.유상증자는 유통 물량이 증가하는 만큼 주가 하락을 수반한다. 이에 보령제약은 주주 친화 정책 일환으로 유상증자 직후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풍부한 잉여금 덕분에 1주당 배정하는 신주가 0.2주로 기타 상위 제약사 대비 최대 10배에 달한다.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
보령제약은 최근 금융당국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대신증권이 대표주관 업무를 맡았다.
총 555만주의 물량이 풀린다. 예정 모집가액은 1만8050원으로 약 1001억원 규모다. 우리사주조합에 111만주, 구주주(신주인수권증서 보유자)에게 444만주가 부여된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 주식수는 5212만주에서 5767만주로 증가한다.
연구개발(R&D)과 생산, 전략적 투자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보령제약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레거시 브랜드(LBA) 인수(700억원)와 개량신약 개발(302억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대주주 보령홀딩스도 참여한다. 보령홀딩스는 2020년말 기준 보령제약 지분 39.13%(2039만2214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보령홀딩스는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비율이 1주당 약 0.09주인 점을 감안해 182만7277주를 배정받았다. 이중 45.5%에 해당하는 83만1024주(약 150억원) 수준의 청약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무상증자까지 완료되면 지분율은 37.08%가 될 예정이다.
◇이익잉여금, 자본금 대비 10배 수준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미래 성장 동력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유상증자라 할지라도 유통물량이 많아져 일시적으로 주가에 충격을 줄 수 있다. 기존 주주들에겐 불리하다.
이에 보령제약은 8월경 1주당 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무상증자 주식 수는 1102만주다. 액면가 500원을 곱하면 55억100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식발행초과금에서 재원을 마련하며 무상증자가 종료되면 주식 수는 6869만주로 증가한다.
무상증자는 유상증자와 반대로 증자를 하되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주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에게 공짜 주식을 나눠주면 보유 주식수가 늘어나 주주에게는 호재다.
회계상 잉여금에 담긴 돈을 자본금으로 옮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기자본 총액의 변화가 없고 재무구조가 그만큼 건전하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보령제약은 2020년말 연결기준 자본총계가 3402억원이다. 이중 이익잉여금은 2958억원으로 자본금(238억원)의 10배 수준이다.
◇1년 사이 시장성 조달 2180억원
보령제약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무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주주 친화 정책을 펼쳐왔다. 보령제약은 2009년 이후 진행한 수차례의 무상증자에서 1주당 신주배정을 0.05주로 실시하다 올해 1월 0.1주로 높인 바 있다.
금번 유상증자 규모가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1주당 신주배정 주식 수를 0.2주로 배정했다. 일부 상위 제약사 무상증자 규모의 최대 10배에 이른다. 작년에 무상증자를 실시했던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은 1주당 신주 0.02~0.05주 가량을 배정한 바 있다.
한편 보령제약은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자본시장에서 1년 만에 2182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작년 5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400억원)를 진행했다. 6월에는 공모채 시장에서 A0 등급을 부여받고 78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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