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가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실적을 내놨다. '부업'으로 선택한 사업이 이를 만회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재난지원금 등 유동성 공급 덕에 대손비용이 줄어든 것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발표한 '2021년 1분기 경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 1분기 168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 1265억원과 비교하면 32.8%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만 놓고 보면 소폭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영업수익은 1년 새 1조916억원에서 1조856억원으로 0.6% 줄었다.

본업인 신용카드 부문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영업수익은 7080억원에서 3.5% 감소한 6829억원을 기록했다. 사실 같은 기간 신용판매 대금 자체는 9.9% 증가했다.

그럼에도 수익성이 악화한 건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우대 가맹점 범위 확대로 인한 여파로 풀이된다. 다가오는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도 부담이다. 올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추가로 인하하면 내년부터 업계에 적용될 예정이다.

허영택 신한금융지주 그룹경영관리부문(CMO) 부문장은 23일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온라인이나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신한카드 이용액 증가 폭이 가팔라지고 있다"며 "다만 적격비용 재산정은 협회를 중심으로 원가분석이나 시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해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쉬운 수익성은 대출서비스를 통해 일부 만회했다. 1분기 신한카드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취급액이 1년 전보다 4.8% 많은 2조7710억원에 달했다. 카드론 자산은 7조40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 늘면서 이자이익 증대에 보탬이 됐다.

아울러 할부금융, 리스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보전했다. 1분기 할부금융과 리스 영업수익은 372억원, 75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각각 5.7%, 21.3%씩 증가한 수치다. 장기렌탈 등 중개수수료, 신금융상품 등 기타 부문에서도 영업수익이 1년 새 1.3% 증가한 2900억원을 기록했다.

비용 감축도 큰 힘을 발휘했다. 신한카드의 1분기 지급이자는 1년 전보다 5.8% 감소한 122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도 4.1% 줄어 4612억원에 그쳤다. 여기 힘입어 1분기 신한카드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3326억원을 달성했다. 1년 전보다 1.9% 늘어났다.

다만 이번에 순이익이 극적으로 늘어난 데는 대손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확대됐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가 빛을 발하며 자산 건전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6%를 기록했다. 1년 전 1.35%와 비교하면 0.39%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년 새 36.9% 줄어든 102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한 결과를 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대손비용 감소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 비은행 부문 확고한 1위 지위는 위태롭다는 분석이다. 다른 계열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영향이 컸다. 증권업이 전성기를 맞으며 신한금융투자가 168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어나며 신한카드와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보험 계열사들도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올 1분기 각각 728억원, 107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년 전보다 각각 83.6%, 81%씩 증가한 수치다. 양사의 순이익 합(1805억원)은 신한카드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