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교체 앞둔 노란우산, 색깔 달라질까 시스템 손질·출자사업 확대 기조 관전 포인트
김병윤 기자공개 2021-05-10 08:28:1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7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KBIZ, 이하 중기중앙회) 공제사업을 담당하는 노란우산의 CIO가 교체되면서 노란우산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존 CIO가 추진해온 제도 개선이나 출자사업 확대 기조가 지속될지에 이목이 쏠린다.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이도윤 전 공찰공제회 기금이사를 노란우산의 새 CIO로 내정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정두영 이사의 임기가 조만간 만료됨에 따라 후임 CIO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정두영 CIO가 2년 임기를 채운 뒤 1년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연임의 핵심인 자산운용 성과가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걸림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 노란우산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4.94%로, 목표수익률(3.5%)를 웃돌았다. 호황 덕을 본 주식 부문을 제외하고도 △채권 △대체투자 쪽에서 기대치를 웃돌거나 목표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정 CIO에 대한 시장의 평판이 우호적이었다는 점도 연임에 무게를 실었다는 게 투자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 CIO가 선임된 뒤 노란우산 내부적으로 해외투자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기조를 보였다"며 "직원들에게도 능동적으로 투자처를 발굴할 것을 주문하며 공감을 산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 초까지만 해도 정 CIO의 연임 얘기가 오고 간 걸로 알고 있다"며 "새 CIO 선임을 뽑는다는 소식에 의아했다"고 덧붙였다.
기금운용의 핵심 인물이 교체를 앞두자 앞으로의 노란우산 행보에 이목이 모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정 CIO가 검토·추진해온 사업들이 지속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특히 시장에서는 노란우산의 출자사업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정 CIO는 노란우산의 독립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출자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해 오고 있었다. 현재 노란우산에 적용되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관련 안이 대표적이다.
노란우산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115조(소기업과 소상공인 공제사업의 관리·운영)'에 따라 운영되는 공적 공제제도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은 중소기업자의 협동 사업을 추진하는 협동 조직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법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협동조합'에 관한 내용이 핵심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은 노란우산의 출자사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노란우산은 출자사업 계획·결과 등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 보고해야 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시행령 제36조(소기업·소상공인공제의 구분관리 및 공제 운영계획)에 따르면 중기중앙회는 △소기업·소상공인공제자금의 수입계획 △소기업·소상공인공제자금의 사용계획 등을 중기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던 이 구조는 지난해 상반기 출자사업 때 도마 위에 올랐다. 노란우산은 지난해 1월 사모대체 출자사업을 공고하고 위탁사 선발을 본격화했다. 공고 한 달 뒤 제안서 접수가 이뤄졌고 그로부터 한 달여 내로 작업을 마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이 작업은 계획 대비 약 한 달 더 소요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중기부 대면보고에 시간이 지체된 여파다. 때문에 비효율적 행정 절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노란우산이 협동조합과 거리가 있는 만큼 중소기업협동종합법을 적용받는 데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렸다.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노령·사망 등의 위험으로부터 생활안정을 기하고 사업재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특정 단체의 상호부조를 추구하는 협동조합보다는 소기업·소상공인 개별의 퇴직금·보험에 가깝다는 목소리다.
이에 법령 해석 등의 역할을 하는 법제처를 찾아 노란우산이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을 적용받는 게 타당한지 문의한 걸로 파악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제처에서는 기존의 제도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해석한 걸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국회를 통해 제도를 손질하는 방법도 검토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출자사업의 기조 변화 여부 또한 CIO 교체에 따른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정 CIO 선임 뒤 노란우산의 출자사업 구조는 지원 문턱을 낮춰, 최대한 많은 하우스들이 지원하게끔 짜여졌다.
지난해 출자사업 자격 요건에 '특정 비율 이상의 투자확약서(LOC) 확보' 조항을 없앤 것이 단적인 예다. 상대적으로 LOC 확보가 수월하지 못한 중소형 PE들의 출자사업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노란우산의 전략이었다. 매해 한 차례만 PE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에 나서다가 지난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출자사업을 진행한 점도 동일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임 이도윤 CIO 체제에서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특히 채권투자 전문가인 이도윤 CIO는 경찰공제회에서도 대체투자 등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PE 업계 관계자는 "노란우산이 올해도 상반기와 하반기 한 차례씩 출자사업을 진행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걸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CIO 교체라는 이슈가 생기면서 올 상반기 출자사업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란 시선이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 CIO 체제 때와 비교해 신임 CIO 아래에서는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관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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