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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주택금융공사]금융권 ESG 채권시장 선도, 40조 발행 목표⑤지난해 사회적채권 시장 84% 물량 공급…주담대 지원

김민영 기자공개 2021-05-14 07:34:03

[편집자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금융소비자가 주택을 매매하거나 전세를 살 때 만나게 되는 금융공공기관이다. 최근엔 주택연금이란 이름으로 내놓은 일종의 ‘역모기지론’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한층 더 소비자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아직도 주금공이 어떤 기관인지, 또 어떤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더벨은 주금공이 최근 몇 년 간 내놓은 감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경영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 공공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을 무기로 금융권 ESG채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누적 발생 실적이 약 80조원에 이른다. 올 3분기 내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MBS는 주택 또는 토지를 담보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설립 취지인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기초자산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이유로 MBS는 사회적채권(소셜본드)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기업 경영의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 주금공의 MBS, 커버드본드 사회적채권 인정받아

주택금융공사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2019년 3월 1조3448억원의 ESG채권을 발행한 이래 지난 1분기 말까지 79조6000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특히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사회적채권을 대거 발행했다. 국내 사회적채권 시장 전체 물량 55조6000억원 중 83.8%인 46조5000억원을 단독으로 공급했다.

주택금융공사의 ESG채권 발행 실적은 다른 금융 공공기관 대비 월등하다.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채권 통계 현황을 보면 이날 기준 주택금융공사의 사회적채권 잔액은 71조78억원에 달한다. 전체 잔액 92조7597억원의 76.55%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한국장학재단 2조4400억원, 예금보험공사 2조3300억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2조900억원, IBK기업은행 2조원, KDB산업은행 1조2000억원 등 순이다. 다른 기관의 채권 발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주택금융공사의 규모가 크다.

주택금융공사는 과거부터 MBS와 커버드본드를 발행해 왔다. 하지만 2019년 3월부터 모든 MBS와 커버드본드가 사회적채권(소셜본드)으로 인정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내 ESG채권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회적채권은 사회책임투자채권(SRI채권)의 한 종류로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주택금융공사의 발행 자금은 주거복지, 교육 등 사회적 가치와 연관된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것으로 한정된다.

MBS 발행을 통한 주택금융 재원 마련은 주택금융공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공사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디딤돌대출 등 정책 모기지론을 공급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서민·중산층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지원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했다. 정책 모기지 공급을 통해 지난 2년 여간 61만 가구에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공급했다.

◇ 올해 분기별 10조씩 총 40조원 발행 계획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약 40조원의 ESG채권을 국내외에서 발행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분기별로 10조원씩 발행한다는 목표다.

모인 돈은 역시 가계부채의 구조적 개선과 포용금융을 통한 서민 주거 안정에 쓸 예정인데 특히 정부와 여당이 논의 중인 만기 40년 이상 정책 모기지 공급을 위한 장기물 발행 확대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채권 발행은 해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국제적으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2018년 9월 커버드본드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국제 인증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로부터 정책 모기지 공급과 유동화 사업이 서민·중산층의 주거복지 증진, 주택금융 시장의 안정성 제고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이에 힘입어 2018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5억 유로 규모의 유로화 소셜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2019년에도 5억 유로를 찍었고, 작년엔 15억 유로를 조달했다. 올해도 5억 유로가량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정부와 유관 기관은 이런 주택금융공사의 사회적채권 발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2019년 준정부기관 평가보고서에서 “주택금융공사는 적극적인 커버드본드 경쟁력 제고 노력을 통해 아시아 지역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 유로화 채권 발행 기반을 마련해 국내 채권시장의 수급 불안을 해소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저금리인 해외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국내 조달 대비 58bp(1bp=0.01%포인트)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돼 557억원의 절감 효과를 이뤘다”고 했다.

한국거래소는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정책 모기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마련을 지원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구조를 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올해 채권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재원조달 수단 다변화 등 시장상황에 맞는 발행 전략을 구사해 저리의 재원조달을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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