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관 돋보기/주택금융공사]4본부 중심 업무, 중심축엔 사장보다 상임이사③사장·상임감사 등 모두 외부출신, 직무이해력 보다 뛰어난 4개 본부장
김민영 기자공개 2021-05-11 07:30:45
[편집자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금융소비자가 주택을 매매하거나 전세를 살 때 만나게 되는 금융공공기관이다. 최근엔 주택연금이란 이름으로 내놓은 일종의 ‘역모기지론’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한층 더 소비자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아직도 주금공이 어떤 기관인지, 또 어떤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더벨은 주금공이 최근 몇 년 간 내놓은 감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경영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0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경영의 핵심 축에는 '상임이사'가 자리잡고 있다. 사장부터 상임감사, 부사장, 비상임이사 모두 외부인사로 꾸려져 있기 때문에 내부 업무를 그만큼 잘 알고 이끌고 있는 인사는 상임이사로 봐야 한다. 총 4개 본부를 4명의 상임이사가 이끄는 구조다.최고위임원 공백기마다 상임이사의 역할이 빛을 냈다. 과거 사장과 부사장은 임기 도중 퇴임하기 부지기수였고, 장기간 사장 공백기를 겪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상임이사를 중심으로 금융 공공기관으로서의 연속성을 유지해왔다. 그만큼 주금공에서는 사장 보다도 상임이사가 핵심 역할을 하는 자리로 인식되고 있다.
◇ 금융위, 한국은행, 정치권 등 출신도 다양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회사의 임원 대부분이 외부인사로 채워져 있다. 회사의 수장인 최준우 사장은 행정고시 35회로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에서 일하다 올해 2월 사장에 취임했다.
이동윤 상임감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부산시의원을 지낸 지역 정치권 인사다. 상임감사 선임 절차는 주택금융공사 임원추천위원회 복수 추천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결국 대통령의 뜻에 따라 상임감사가 결정한다는 의미다.
김민호 부사장은 한국은행 출신이다. 그나마 부사장은 사장이 임명하지만 한국은행, 금융위 등 외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외부인사가 회사의 최고위 임원 자리를 차지하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7명의 비상임이사도 마찬가지다. 면면만 놓고 보면 화려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문성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7명 중 4명이 관 출신이고, 3명이 민간 출신이다. 정부와 인연이 있거나 주택금융공사 본점이 위치한 부산 지역 출신이어야 비상임이사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비상임이사는 임추위 복수 추천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이성한 비상임이사는 행시 24회로 국제금융센터 원장,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장을 지낸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출신이다. 최 사장보다 행시 11기수 선배다. 신민철 비상임이사는 감사원 제2사무차장을 지낸 감사원 고위직 출신이다.
서채란 비상임이사는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청와대 출신 변호사고, 이용한 비상임이사는 부산시 공무원 출신이다.
민간 출신 비상임이사 3명은 유성민 경기대 경영학과 교수, 허웅 전 KDB생명보험 이사(대우), 홍순계 전 현대해상 자문역 등이다.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정책 모기지론, 주택연금 등 주택금융공사 고유 업무와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일부에선 비상임이사는 이사회 회의가 있을 때만 출근해 업무를 보고 의사 결정을 하는 등 역할이 크지 않아 정부 출신과 지역 인사 ‘자리 챙겨주기’라는 평도 나온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비상임이사는 월 1회 이사회에 참석해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타 심의위원회와 자문회의에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 실질적 '리더' 역할 수행 상임이사, 4개 본부 이끌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원들은 주요 임원들 중 상임이사를 따라 대부분 업무를 수행한다고 봐야 한다. 상임이사는 회사로 매일 출근하면서 경영기획본부, 유동화사업본부, 기금사업본부, 사업인프라본부의 장을 맡아 업무 지시를 내린다. 아래 직원들이 상시적으로 마주하는 임원이 상임이사인 셈이다.
상임이사 중에도 '관 출신' 등 외부인사가 있지만 본부를 이끌 역량이 높은 인사들이다. 설인배 이사가 유동화사업본부와 사업인프라본부장을 맡고 있고, 조점호 이사가 경영기획본부장을 박정배 이사가 기금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나머지 1명의 상임이사는 공석이다.
설 이사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으로 금감원에서 공보실 국장, 소비자보호총괄국장 등을 지냈다. 설 이사가 맡고 있는 유동화사업본부 아래엔 정책모기지부, 유동화증권부, 유동화자산부, 신탁자산부, 디지털금융부 등 5개 부서가 있다. 사업인프라본부는 ICT전략부, ICT운영부, 업무지원부, 안전관리실로 구성돼 있다.
조점호 이사는 주택금융공사 내부에서 승진한 케이스로 회사에서 경남지사장, 유동화증권부장, 리스크관리부장, 기획조정실 본부장보 등을 거쳤다. 조 이사가 담당하는 경영기획본부는 기획조정실, 재무회계부, 사회적가치부, 경영혁신부, 준법경영부를 두고 있다.
박정배 이사는 부산시 공무원 출신이다. 부산시 정책기획실, 사법경찰과 수사팀장,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기획예산과장 등을 지냈다. 박 이사가 이끄는 기금사업본부 아래엔 주택보증부, 사업자보증부, 주택연금부, 채권관리부가 있다. 각 부서는 보고라인에 따라 본부장에게 우선 보고하고 이어 사장에게 최종보고를 한다.
부사장 직속 부서도 있다. 인사부, 리스크관리부, 홍보실인데 고유 사업을 이끄는 핵심부서라기보다는 행정·서무 지원을 하는 부서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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