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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업체 클렌코 매각, 신설·증설로 매력도 'UP' 도시계획시설·건축허가 불발…진입장벽 높아

노아름 기자공개 2021-05-18 08:00:3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기물처리업체 클렌코(옛 진주산업) 인수전이 건설사 간 경쟁 양상을 보이게 된 배경에 시장 관심이 모인다. 클렌코의 일반·건설폐기물 처리능력 등 자체 경쟁력 이외에 상황적 특수성에 기인한다는 관전평이 나오는 분위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건설, 동부엔텍 등 복수의 원매자들은 상세실사를 마무리하고 매각 측에 가격제안을 마쳤다. 원매자들로부터 정성·정량 제안을 받아 본 맥쿼리자산운용은 후보자별 조건을 비교해보며 최종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다.

딜 초반만 하더라도 클렌코가 지자체와 행정소송을 이어온 탓에 인수전 흥행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클렌코는 쓰레기를 과다소각하고 변경허가가 나기 이전에 소각로를 증설해 가동한 혐의를 받았다. 허가취소를 받아 영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원매자들이 소송리스크에 대한 부담으로 인수전 완주를 포기했다”며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이외에도 최악의 경우 허가취소를 예상할 수 있어 클렌코 매물가치 평가에 신중을 기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지자체 및 폐기물처리업 현황을 고려해 클렌코의 상대적 매물가치가 주목받았다는 관전평이 나온다. 청주시 내에서 비단 클렌코만 행정소송을 벌여왔던 게 아닐 뿐더러 신설·증설 허들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기존사업자의 사업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충청북도 청주의 폐기물 소각량은 전국의 18%를 차지할 정도로 처리량이 상당하고, 여전히 신규 진입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클렌코가 위치한 청주시 북이면만 하더라도 우진환경개발, 다나에너지솔루션, 디에스컨설팅 등 폐기물처리업체 4곳이 밀집해있는 곳이다.

반면 실제 시설가동을 시작하는 곳은 손에 꼽는다. 소각시설이나 대기배출시설 설치 등에는 지자체의 건축허가가 필요한데 사업적합 통보가 이뤄지더라도 주민 진정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 관할구청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발한 디에스컨설팅 등 폐기물사업자와 지자체 간 행정소송이 다수 진행됐다. 이에스지청원이 소각시설·파분쇄시설을 청주시에 건립하겠다는 도시계획시설 입안제안을 신청했으나 거부되기도 했다.

이는 이해당사자의 동향이나 지역정서를 감안하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례로 환경부는 북이면 주민들의 조사청원으로 청주 폐기물 소각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과 마을주민의 암 발병 간 연관성을 판단하는 건강영향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건강영향조사는 소각장으로 인한 주민 건강피해를 입증하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결과가 지난 13일 발표됐다. 다만 지역 이해당사자가 여러 루트로 문제제기를 시도하고 있어, 이 점이 사업자로 하여금 부담거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처럼 폐기물사업 인수에는 여러 고려요소가 존재함에도 건설사 등이 폐기물처리사업에 눈길을 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건설경기나 해외수주 변화에 본업실적 부침을 겪는 건설사로서는 일단 설비를 갖춰두면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폐기물처리업체에서 투자 매력을 발견하곤 한다.

특히 국내 폐기물 시장규모가 점차 늘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폐기물처리업체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2025년 국내 폐기물시장규모는 23조7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15조8000억원) 국내 시장규모를 감안하면 불과 8년 만에 전체 시장이 1.5배 커지는 셈이다.

일찌감치 폐기물처리업에 발 들인 클렌코는 소송 등 여러 부담을 넘어야 하는 후발사업자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각된다는 평가다. 2001년 1호기 가동을 시작한 클렌코는 폐기물의 중간처리와 폐열을 이용한 스팀생산에 주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맥쿼리자산운용은 JP모간을 통해 지난해부터 클렌코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았다. 연내 클렌코가 새주인을 찾게 된다면 맥쿼리자산운용은 약 5년여만에 투자금회수를 마무리한다. 맥쿼리자산운용은 2016년 3월 클렌코 경영권을 확보했다.

클렌코는 지난해 매출 414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각각 거둬들였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17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에비타에 11~15배의 멀티플을 적용해 클렌코 예상 거래가격을 200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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