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테크 기업 무신사가 스타일쉐어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IMM인베스트먼트의 역할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무신사와 스타일쉐어에 모두 투자한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번 거래의 구조부터 두 회사의 밸류에이션 책정까지 민감한 이슈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러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만한 거래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무신사는 지난 17일 스타일쉐어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자연스레 스타일쉐어의 완전자회사인 에이플러스비(브랜드 '29CM' 운영사)도 무신사의 품에 안기게 됐다.

이번 거래는 무신사가 볼트온(bolt-on) 의지를 드러내면서 시작됐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W컨셉 등 관련 업체의 인수를 꾸준히 저울질했다"며 "스타일쉐어 인수도 무신사의 관심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다만 무신사의 스타일쉐어 인수 협상은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스타일쉐어의 몸값을 두고 무신사와 스타일쉐어 측 사이 이견이 적잖이 존재했던 분위기다.

이 가격갭을 좁히는 데 기여한 주체 가운데 한 곳이 IMM인베스트먼트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무신사·스타일쉐어의 재무적투자자(FI)인 만큼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딜을 중재했다는 분석이다.

지분스왑이라는 거래구조가 나타난 데도 IMM인베스트먼트의 역할이 있었다. 스타일쉐어 주주에 △무신사와 스타일쉐어 간 사업적 시너지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집약된 무신사의 성장성 등을 강조, 지분스왑 거래를 이끌어냈다.

복수의 스타일쉐어 주주들이 무신사의 비전에 공감, 지분스왑에 참여한다. 스타일쉐어 지분 20%대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윤자영 대표 역시 보유지분을 모두 무신사의 지분으로 바꾼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기존 스타일쉐어의 주주들이 무신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딜에 참여한다는 건 그만큼 무신사의 비전에 공감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기존 무신사 주주들 또한 이번 거래를 우호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번 거래 뒤에도 무신사의 3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무신사의 최대주주는 조만호 대표이며, 또 다른 FI인 세콰이어캐피탈이 2대주주다. 세콰이어캐피탈은 2019년 11월 2000억원어치 무신사에 투자한 바 있다. 올 들어서도 100억원 규모로 무신사에 투자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지분스왑 포함 세 차례에 걸쳐 무신사의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IMM인베스트먼트는 과거 복수의 VC들과 무신사의 구주 일부를 취득했고, 올 3월에는 1200억원을 들여 무신사가 새로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했다. 신주 매입 건은 블라인드펀드 '페트라8호(페트라8호의사모투자합자회사)'의 첫 투자였다. 초기 VC 펀드로 투자한 뒤 PE 펀드로 확대하는 기조를 보였다.

지분스왑 결과 IMM인베스트먼트가 투자했던 펀드 내 포트폴리오는 스타일쉐어에서 무신사로 바뀌게 된다. IMM인베스트먼트는 4개의 벤처캐피탈(VC) 펀드로 쪼개 스타일쉐어에 투자했었다.

PE 업계 관계자는 "IMM인베스트먼트가 VC펀드에서 PE펀드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그만큼 무신사의 성장성을 우호적으로 본다는 반증"이라며 "기업공개(IPO)가 임박한 크래프톤처럼 또 한 번 기대를 웃도는 투자성과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옛 블루홀)에 2009년 첫 투자했다. 2014년 벤처펀드로 후속 투자를 진행했고, 2018년 PE 펀드로 세 번째 투자를 진행했다. 연내 IPO를 계획하고 있는 크래프톤의 몸값으로는 20조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