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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키파운드리 인수 추진…캐파 2배 확대에 유력대안 작년 단순 LP 투자에서 완전인수로 선회...국내팹리스 지원 등 포석

김혜란 기자공개 2021-05-20 08:09:1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11: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능력 두 배 확대'를 약속한 뒤 키파운드리 인수검토에 착수했다. 당초 캐파 확대를 위한 가장 유력하고 현실적인 선택지로 키파운드리 인수가 예견돼 왔는데 빠른 의사결정력으로 M&A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인수 검토에 착수했으며 자문단과 소통하고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라 실제 계약 체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조성한 키파운드리(당시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해 투자한 회사(지분 49.8%확보)다.

키파운드리인수전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국내 팹리스 지원 차원에서 약속한 파운드리 캐파 확대를 실행으로 옮기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13일 'K-반도체 전략보고대회'에서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국내 설비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키파운드리를 인수한다는 그림을 그린 상태에서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이 약속한 파운드리 강화에는 다양한 방안이 있지만 키파운드리 인수가 가장 유력하면서도 현실적인 카드로 꼽혀왔다. SK하이닉스는 12인치가 아닌 8인치 팹을 더 확보해 국내 팹리스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의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동일한 8인치 웨이퍼 기반 업체로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한다. 원래 옛 하이닉스반도체에 있다 매각된 기업으로 현재 하이닉스의 청주 공장과 사업장도 붙어 있다. 반도체 산업이 속도전이 중요하단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가 이미 투자해 잘 알고 있는 키파운드리에 확대하는 게 유리하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는 LP 지위여서 키파운드리 경영에 참여할 수 없었다. 지난해 투자 시점에도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추후엔 완전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선을 그었다.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단순히 재무적 투자로 들어간 것이란 설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상황은 급변했다. 전 세계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국내 팹리스들은 파운드리 시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올해 들어 파운드리 확대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박 부회장은 지난 4월에도 "국내 팹리스들이 TSMC 기술 수준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사항이 있었고 이에 공감한다"며 "파운드리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따라 입장을 선회해 키파운드리 인수 추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있다. 키파운드리를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 매그너스 PEF에는 SK하이닉스 외에 새마을금고도 전체 지분의 50%+1주로 선순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매각 의사결정은 무한책임사원(GP)인 PEF 운용사가 하게 된다. 투자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매각 의사결정이나 가격 협상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한다면 매각 주체는 PEF고, 매각 후 LP들에게 매각 대금을 다시 분배하는 구조가 된다. GP 입장에선 LP인 새마을금고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엑시트 시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와 GP 간 협상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PEF 입장에서도 엑시트하는 게 좋을지, 좀 더 기다리는 게 나을지 고민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초기 단계"라며 "앞으로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파운드리 인수 관련해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키파운드리 인수에 성공하면 SK하이닉스의 전체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기존 월 약 10만장 수준에서 20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키파운드리는 청주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인데 증설 이후 생산능력은 월 9만장 수준이다. 하이닉스의 키파운드리 인수가 성공한다고 해도 앞으로도 SK하이닉스시스템IC 증설, 비어있는 청주 M8 공장라인에 파운드리 라인 조성 등 추가로 파운드리를 확대하는 것도 여전히 유효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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