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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ETF 교류' 국내 운용사 '기대만발' '상대국 ETF 편입' 재간접ETF 상장 추진…양국 거래소 협의 물꼬

이효범 기자공개 2021-05-27 08:03:4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5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시에서 중국 ETF(상장지수펀드)를, 중국 증시에 우리나라 ETF를 상장하는 이른바 한중 ETF 교류가 추진되고 있다. 상대국 ETF를 편입하는 재간접 ETF를 자국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교류가 진행되면 중국 투자자의 국내 증시에 대한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발빠른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ETF 사업을 확장할 기회로 보고 이미 중국 현지 운용사들과 물밑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中 거래소 제안에 '일사천리'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우리나라 ETF와 중국 ETF를 각 거래소에 재간접 형태로 상장하기로 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중국 ETF를 편입한 ETF를 설정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구조다.

사실상 해외 재간접 ETF를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 상장된 재간접 ETF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2019년 삼성자산운용이 블랙록(Blackrock)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iShares) 주식형, 채권형 ETF 등을 편입하는 ETF를 상장시키기도 했다.

다만 ETF가 투자하는 피투자 ETF는 금융위원회에 등록돼야 한다. 현행법상 국내에 등록할 수 있는 역외펀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가를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설정된 펀드로 제한된다. 금융위원회가 중국ETF를 국내에 등록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통해 길을 연다. 지난 18일 관련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 상장되는 ETF가 모든 중국 ETF를 편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간접 ETF 상장을 위해서는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설정 이후 6개월 이상, 지수 구성종목 30개 이상, 추적 오차율 등을 고려, 규정에 부합하는 중국 ETF에 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ETF 교류를 실시하는데 중국이 한층 더 적극적이었다. 올들어 한국거래소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제안을 검토 끝에 받아들여 지난 11일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상대국의 ETF를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ETF를 만들어 각국 거래소에 상장하는 일이었다. 또 한국과 중국을 대표할 수 있는 지수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ETF로는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의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한국에 투자하는 ETF는 없었던 셈이다. 이와 달리 국내에는 중국 본토 지수 상품 뿐만 아니라, 홍콩을 통해 들어온 우회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찾아볼 수 있다.

직상장보다는 재간접 방식의 상장을 채택한 건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경험도 작용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일본거래소와 MOU를 맺고 ETF를 교류했다. 중국 ETF를 일본 거래소에, 일본 ETF를 중국 거래소에 각각 재간접 방식으로 2019년 상장시켰다.


◇국내 ETF 운용사, '국내 3배 시장' 중국 진출 기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중국 ETF 시장은 세계 7위 규모다. 순자산총액으로 1484억달러(USD), 종목수는 374개다. 일평균거래대금 규모는 45억달러로 세계 2위다. 당시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450억달러 규모로 중국 시장의 3분의 1수준이다. 종목수는 463개로 중국보다 훨씬 많다.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중국 ETF를 상장하기 위해 현지 운용사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ETF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간접 ETF 상장을 위해서는 양국 운용사들간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각 운용사들은 자국에서 많이 팔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대형 운용사들이 중국 운용사들과 물밑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 ETF 교류가 활성화 되기 위한 관건은 국내 운용사와 중국 운용사의 상품화 역량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순히 1가지 ETF를 편입해 중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뿐만 아니라 특정 섹터의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재간접 ETF 상장 등도 가능할 전망이다.

ETF 운용사 관계자는 "재간접ETF를 상장하는 방식으로 실제 상장이 이뤄질 경우 한국과 중국 투자자들이 상대국 증시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각국의 심사를 받은 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안정성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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