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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신용보증기금]코로나19 지원에 늘어난 보증의 그늘②비용증가로 수익 확보 난항, 정책 기능 강화 영향

김규희 기자공개 2021-05-31 08:20:32

[편집자주]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에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기업에게 보증을 서는 역할을 맡는다. 그렇다보니 중소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보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또 현황은 어떤지 등 세부적인 사항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최근 몇 년간의 감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신보의 경영 현황 등을 샅샅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2019년 4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1년만에 3300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아울러 수천억원의 손실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2019년 한 차례를 제외하면 최근 6년간 계속해서 적자를 냈다. 2016년에는 손실폭은 6100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그렇다고 이를 경영 실태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기업 자금 융통이라는 정책적 기능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적자 폭이 커진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보증 규모를 대폭 늘린 영향이다.

◇6년간 지속된 순손실, 대표적인 적자 공기업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신용보증기금의 재무제표는 일반 기업과 상이한 양식을 갖고 있다.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인 만큼 국가회계기준을 따르기 때문이다. 주어진 예산을 토대로 비용(원가)에서 수익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당기순이익을 따로 계상하지도 않는다. 일반 기업들은 회계기간 동안 발생한 기업의 전체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금액으로 해당 회계연도의 순이익을 계산한다. 대신 재무제표에서 프로그램 운영 및 관리비용, 비배분비용과 수익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순익 계산이 가능하다.

이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3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년도인 2019년 468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1년만에 적자 전환한 것이다. 순손실 규모는 3768억원에 달한다.

순손실폭이 커진 것은 수익 대비 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용보증기금 주요 수입원은 보증 수수료다.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발급받은 보증서를 토대로 은행 등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는다. 신용보증기금은 이 과정에서 약 1.2%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밖에도 시중은행의 법정 출연금과 구상권 채권 회수액 등을 통해 수익을 거둔다.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전년과 비교해 1412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법정 출연금을 포함한 비교환수익 등에서 865억원, 이자수익 및 자산처분이익 등 비배분수익에서 547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비용은 4086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신용 보증에 들어간 순비용은 1조4887억원으로 전년 9702억원과 비교해 53.44% 증가했다. 관리운영비도 같은 기간 1093억원에서 111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9억원을 출연비로 사용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정책기능 금융공기관 '한계', 보증규모 늘리면 실적 악화

적자를 기록했지만 경영 실태가 나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증 지원을 크게 확대했다. 보증을 통해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해야하는 정책적 역할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용보증기금은 정부 출연기관 중에서 대표적인 적자 기관으로 꼽힌다. 해마다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흑자 기록은 매우 이례적이다. 해당 연도 이전까지 최근 4년 동안 수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구체적인 순손실액은 2018년 1878억원, 2017년 130억원, 2016년 6104억원, 2015년 3929억원이다.

지난해 손실액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을 위해 보증 규모를 급격하게 늘렸기 때문이다. 보증 규모가 늘어나면 대위변제가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그에 비례해 쌓아야 한다. 신용보증기금은 통상 보증금액의 4% 가량을 충당금으로 적립한다. 지난해 보증충당부채 설정률은 4.43%다.

단순 계산해보면 100억원을 보증한 경우 4억원 이상의 비용이 잡히지만 수익은 보증 수수료 1억2000만원(1.2%)에 불과하다.

때문에 2019년 468억원의 순이익은 이례적인 수치로 꼽힌다. 해당 연도에 시장안정 쪽 보증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기존에 쌓아둔 충당부채 환입이 발생하면서 일시적으로 수익이 늘어났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작년에 코로나19 관련해 보증액을 크게 늘린 영향이 가장 크다”며 “보증규모가 늘어나면 대위변제 준비금을 쌓도록 되어 있다. 그런 비용이 많이 잡히기 때문에 손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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