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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의 '판토스홀딩스' 업보 [thebell desk]

박창현 벤처중기2부 차장공개 2021-05-31 08:23:0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토스홀딩스는 코스닥 투자 시장의 큰 손 중 하나다. 코스닥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구본호 회장의 개인 투자회사로 활발하게 투자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신규 투자보다는 자금 회수에 방점을 찍고 몸집을 줄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팔아 치운 투자자산만 300억원이 넘는다. UCI와 광림, 갤럭시아머니트리 투자금 회수가 대표적이다.

평판 리스크 관리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범LG가(家) 일원인 구 회장이 공격적인 투자 활동으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자 집안 어른들의 걱정을 샀고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포트폴리오 축소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LG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 구정회 씨의 손자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는 7촌 지간이다. 과거 구 회장이 주가 조작 등 각종 구설에 오른 전력도 집안 어른들의 근심을 키운 이유 중 하나였을 터이다.

다만 단순히 집안 어른들의 걱정과 훈계만으로 판토스홀딩스와 구 회장이 움직인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더 복잡한 역학 관계가 존재한다.

먼저 판토스홀딩스의 자금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 회장과 어머니 조원희 레드캡투어 회장은 2015년 목돈을 만진다. 종합물류 기업 '판토스(옛 범한판토스)'를 LG상사에 넘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인척들도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추가로 지분을 사줬다. 지분을 팔아 확보한 자금만 5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구 회장은 주가 조작 사건 등에 연루되면서 투자 활동을 사실상 접은 상태였다. 하지만 목돈이 들어오자 이를 운용하기 위해 새로 설립한 투자회사가 바로 판토스홀딩스였다. 구 회장은 이후 판토스홀딩스를 앞세워 다시 한번 자본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LG그룹과 일가 자금이 투자 시장 복귀의 발판이 된 셈이다.

돈에 꼬리표가 없다고 하지만 거래 참여자들은 근심이 생겼다. '구씨' 성(性) 외에 돈으로 도 연결돼 버렸기 때문이다. 인화와 평판을 중시하는 집안 분위기를 고려할 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하이리스크 투자가 탐탁치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조 회장은 경우, 판토스 회수자금 일부를 여행 전문기업 '레드캡투어'를 되사오는데 썼다. 레드캡투어는 범 LG그룹사들의 캡티브 물량이 적지 않다. LG유플러스와 LG디스플레이 등이 핵심 고객사다. 집안 어른들의 말씀을 쉽게 거스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판토스홀딩스가 고위험 투자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규 투자 소식이 끊긴 지 오래고 구 회장도 두문불출이다.

판토스홀딩스는 구 회장 100% 개인회사다. 그럼에도 온전히 구 회장 본인의 소유물일 수 없다. 구 회장의 업보, 판토스홀딩스의 업보, 구씨 일가의 업보다. 균형 속에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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