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KT AMC, 신촌개발 탄력…유휴지사 일괄처분 '아쉬움'역세권 활성화사업, 분양 매력 '업'…남은 27곳 개발선택지 다수 불구 매각 마무리
신민규 기자공개 2021-06-01 14:02:28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AMC가 유휴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개발을 추진중인 신촌지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면서 분양매력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공기여시설을 기부채납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도 청년임대주택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장에선 다른 알짜부지 역시 다양한 개발 방식을 취할 수 있었는데 단순 매각으로만 방향을 잡은 것은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 역세권 부지로 공릉지사가 있었다. 이외에 KT 이점을 살려 데이터센터 등으로도 개발할 수 있었는데 매각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KT AMC는 유휴지사 28개 가운데 27개를 매각 추진하고 신촌지사만 주택개발을 결정했다. 신촌지사는 지난달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해 역세권 활성화사업지로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안)이 통과됐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기존 공공임대주택 방식보다는 개발 시행사의 선호도가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개발물량을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나눠 일정기간을 공공에 기여하는 방식이다. 수년간 분양을 하지 못해 개발이익 회수가 늦어지는 단점이 있다. 공공측면에서도 노후 역세권에 주거만 공급되는 꼴이라 부족한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이같은 기존 개발방식의 한계를 수용하고 사업방식을 전환했다.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높여주고, 완화된 용적률의 50% 이상을 공공임대를 비롯한 지역에 꼭 필요한 기여시설로 기부채납받기로 했다.
KT신촌지사는 사업지로 선정됨에 따라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근린상업지역으로 변경했다. 민간주택(아파트) 250세대, 오피스텔 252세대, 공공임대주택 48세대로 중소형 규모의 도심형 주거 550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역필요시설로 청년 창업 및 문화활동 공간으로 활용될 복합센터와 불법 주정차 등으로 훼손된 보행환경을 개선해줄 거주자우선주차장(69면)이 설치된다.
시장에선 분양물량이 발생해 개발이익 회수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을 비롯해 공공기여시설을 지어야 하는 점을 모두 감안해도 사업성을 높게 평가했다.
아쉬운 부분은 KT AMC가 유휴지사 중에 개발하는 건이 이것으로 끝이라는 점이다. KT AMC는 역세권 부지로 공릉지사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일찌감치 매각했다. 2018년 500억원대 몸값을 받고 교정공제회에 팔았다. 교정공제회는 다시 HDC현대산업개발에 800억원에 팔았다. HDC아이파크제2호리츠에 편입돼 있다.
공릉지사 부지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 시범지 1호로 선정돼 426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KT AMC 입장에선 매각시점도 빨랐던 데다가 개발기회도 버리게 된 셈이다.
관련 업계에선 나머지 부지 역시 굳이 매각해야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모기업 KT가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유휴지사에 개발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부 부동산 운용업계가 타진해 보기도 했지만 초기 매각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KT AMC는 KT 유휴지사 가운데 25개를 이미 매각 완료했다. 서울 알짜부지에 속한 KT용산과 KT노량진도 올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매각을 마무리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분양을 할 수 있긴 하지만 공공기여 부분이 많아 단순히 개발수익성 위주의 사업으로 재단하긴 어렵다"며 "임대주택방식이 수년에 걸쳐 공공기여를 한다면 공공시설 기부채납은 일시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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