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돈 푸는 태광…'전 LG맨' 정찬식 대표 효과 LG화학과 아크릴로나이트(AN) 합작사 설립에 '728억' 투자
박기수 기자공개 2021-06-04 11:34:5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14: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이 LG화학과 아크릴로나이트(AN) 합작사를 세운다. 타 기업과의 합작사는 창사 이래 처음일뿐더러 '총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부재가 시작된 2010년대 초반 이후 오랜만의 대규모 투자다. 이 과정에서 올해 초 태광산업의 신임 대표로 부임한 정찬식 태광산업 대표이사(사장, 사진)가 업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LG화학과 함께 AN 합작사인 '티엘케미칼(가칭)'을 설립한다. 태광산업은 지분율 60%을 취득하기 위해 728억원을 들일 예정이다.
태광산업은 AN 분야에서 국내 업계 1위 사업자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2010년대 중반 이후 AN 시장 점유율로 줄곧 3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우선 태광산업은 주력 제품인 AN 증설 효과가 있다. 현재 태광산업은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석유화학 3공장에서 연 29만 톤의 AN을 생산 중이다. 여기에 합작법인의 연간 생산 능력(26만 톤)을 합하면 생산 능력은 총 50만 톤대로 늘어난다.
LG화학은 주력 제품인 ABS의 원료인 AN을 간접 내재화하는 효과가 있다.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태광산업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업계에서 '낯설다'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이례적이다. 2012년을 끝으로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태광산업은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것 외 이렇다 할 증설이나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화학업체들이 신사업 진출이나 자체 사업을 강화할 때 태광산업은 극도로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갔다.
보수적 자금 운용 기조에서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는 신임 대표이사인 정찬식 사장이 꼽힌다.
정 사장은 작년까지 LG화학에서 ABS사업부장(부사장)을 하다가 올해 4월 1일자로 태광산업 대표(석유화학부문)로 부임했다. LG화학이 ABS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닐 수 있도록 한 장본인으로 꼽힌다. 태광산업과 LG화학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합작사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인물로도 거론된다.
1963년생인 정 사장은 한양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LG화학에서 모노머생산담당과 NCC공장장, NCC사업부장 등을 맡았다.
태광산업의 이번 합작사 설립은 재개된 '투자 기조'의 신호탄이라는 업계의 해석이 나온다. 연결 기준 1조원 이상 쌓여있는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향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총수 이호진 전 회장의 출소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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