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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켈로그와 페퍼다인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1-07-01 10:58:0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켈로그재단은 1934년에 켈로그(W.K. Kellogg, 1860~1951)의 6천6백만 달러 재산출연으로 시작되었다. 켈로그는 채식주의를 표방하고 가르치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신자였다. 형이 요양원을 운영했는데 여기서 회계담당으로 일했다. 채식 요양원에서는 형제가 개발한 플레이크 시리얼이 제공되었다. 켈로그는 제조법을 비밀로 하려 했지만 형은 누구에게나 개방했다. 그 과정에서 방문객 중의 한 사람이 제조법을 배워 사업을 시작했고 그 이름이 포스트(C.W. Post)다. 켈로그는 그 일로 요양원을 떠나 1906년에 회사를 차렸다(Kellogg Company). 콘플레이크가 대표 상품이다. 최초로 식품 포장에 영양 정보를 기재한 회사였고 박스 안에 아동들을 위한 상품을 넣었다.

켈로그는 “나는 내 돈을 사람들에게 투자한다”고 한 말로도 유명하다. 대공황 때는 공장을 6시간씩 4교대로 돌려서 가급적 많은 직원을 고용하려고 애썼다. 켈로그는 자신이 축적한 재산은 신의 뜻으로 자신에게 온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을 그 재산의 ‘집사’로 여겼던 사람이다. 85억 달러 자산을 보유한 켈로그재단은 다양한 사업을 한다. 특히 아동건강 프로그램을 집중 지원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켈로그 칼리지에 켈로그 이름이 붙어있는데 재단이 칼리지의 설립을 지원한 것은 아니고 1994년에 칼리지가 새로 출범할 때 그간 옥스퍼드를 지원해 왔던 켈로그재단에 감사하기 위해 이름을 붙인 것이다.

켈로그의 손자 켈로그 2세는 필라델피아에서 재즈 음악 연주자였다. 조부는 재즈를 ‘사악한 음악’이라고 부르면서 못마땅해 했고 손자에게 시카고로 가서 집안 사업을 돕게 했다. 어릴 때부터 조부의 공장에서 일을 배웠고 자신의 사업도 성공적이었던 켈로그 2세도 조부를 본받아 부부가 재단을 설립해 여러 기부사업을 했다. 시카고 북쪽 에반스턴에 자리잡은 그림 같은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이 (손자)켈로그경영대학이다. 에반스턴 암센터에도 켈로그의 이름이 붙어있다. 켈로그 2세 부부는 자신들이 살던 지역 병원에도 응급실, 구급차 등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결국 우리가 수혜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던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로스엔젤레스 북쪽 말리부 해안의 언덕에 자리잡은 페퍼다인대학교는 페퍼다인(George Pepperdine, 1886~1962)이 설립자다. 이 대학은 인문대학 외에는 모두 대학원인데 경영대학, 로스쿨, 공공정책대학, 교육·심리학대학이 있고 자연계와 의학은 없는 중형대학이다.

페퍼다인은 1909년에 5달러를 가지고 미주리주 캔사스씨티에서 자동차 부품과 서비스업을 시작한 사람인데 당시 자동차산업 극성기를 맞아 사업을 크게 키웠다. 1916년에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페퍼다인이 로스엔젤레스에서 대학을 세운 시기는 대공황 중이었던 1937년이다. 학교가 성장하면서 로스엔젤레스 중심부의 공간이 협소해지는 어려움을 겪다가 1968년에 몇몇 독지가가 지금의 말리부 캠퍼스 부지를 학교에 기부했고 1970년에 준공을 보았다.

페퍼다인은 독실한 그리스도의교회 신자였고 자신에게 ‘맡겨진’ 재산을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많이 생각했다고 한다. 재산을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대학을 세우면서 최고의 인문학 연구와 교육을 목표로 하고 학생들이 그리스도와 같은 삶을 살기를 바랬다. ‘교회에 대한 애정과 인간의 영혼에 대한 열정’ 두 덕목을 강조했다고 한다. 페퍼다인은 평생 자신이 세운 학교를 가까이하면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도 했다. 학교 교정에서 만년의 페퍼다인 부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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