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사업자 리포트]그라운드X, '일본·싱가포르' 넘나드는 지배구조②'규제·개발자풀' 감안, '클레이튼 생태계' 해외 확대 초점
최필우 기자공개 2021-06-23 07:20:09
[편집자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국내에서도 코인 산업의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당국이 가상자산 공개(ICO)를 유사수신 행위로 간주함에 따라 해외를 통한 우회상장이나 거래소 공개(IEO) 등을 통해 일명 ‘잡코인’이 대거 거래소에 입성, 난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더벨은 차별화를 추구하는 국내 코인사업자들을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라운드X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에 제공되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개발자들이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 플랫폼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여타 사업자들과 코인 발행 동기에 차이가 있다.'한국→일본→싱가포르→한국'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택한 것도 클레이 기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규제를 피하는 동시에 전 세계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해외에 기반이 필요하다. 클레이튼이 자리 잡으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카카오는 내수기업 틀을 깨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가할 수 있다.
◇일본 규제완화 매력 반감, 모회사 '싱가포르 법인' 전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일본 법인 카카오G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G는 싱가포르 법인 판제아(Panzea Pte. Ltd.) 지분 100%를 보유하고, 판제아는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에 위치한 클레이튼(Klaytn Pte. Ltd.)을 100% 소유한다. 클레이튼은 한국 소재의 그라운드X 지분 95.17%를 보유한다.
그라운드X는 당초 '그라운드원'이라는 이름을 쓰는 일본 법인 그라운드X의 자회사였다. 카카오G가 일본 그라운드X를 거쳐 한국 그라운드원을 지배하고, 싱가포르 판제아와 클레이튼을 산하에 두는 구조다. 카카오G는 카카오의 가상자산 비즈니스 지주회사 격이다.
당초 카카오G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춘 건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라운드X는 2017년 가상자산 붐이 지나간 이후 일본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 비해 관련 제도와 인프라 마련에 우호적으로 나설 것이라 봤다.
다만 설립 후 일본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에 비해 싱가포르의 가상자산 규제가 시장 친화적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고 모회사를 클레이튼으로 변경했다. 이때 사명도 그라운드X로 바꿨고 한국 그라운드원(1)을 시작으로 국가별로 그라운드투(2), 그라운드쓰리(3)를 설립해 나가는 정책도 폐기했다.
판제아와 클레이튼은 각각 토큰 '클레이'를 발행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운영한다. 클레이는 클레이튼의 기축통화인 셈이다. 개발자들은 클레이튼 플랫폼에서 발행된 클레이를 기반으로 '디앱'을 만들 수 있다. 디앱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탈중앙화된 어플리케이션을 뜻한다.
이같은 퍼블릭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싱가포르는 최적의 장소라는 평이다. 규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분포해 있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에 적합하다. 그라운드X는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모회사 클레이튼의 요청에 따라 연구, 개발 등의 용역을 제공한다.
◇10여개 글로벌 기업, 클레이튼 '공동운영체' 참여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플랫폼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정반대 성격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클레이의 쓰임과 서비스 개발에 활용되는 정보값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조성된 공동 운영체가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Klaytn Governance Council)'이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의 전 세계적 활용을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거버넌스 카운슬 구성에서 엿볼 수 있다. 거버넌스 카운슬은 3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중 3분의 1이 유니온뱅크, 후오비, 월드페이 등 글로벌 기업이다. 이 기업들이 클레이 기반 서비스를 자체 개발하면서 활용처가 해외로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클레이를 주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하고 있는 것도 전 세계에 분포해 있는 개발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차원이다. 현재 클레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70여개 서비스 중 상당수가 해외 개발자 손을 거쳐 탄생했다.
클레이튼은 현재 생태계 조성 단계에 있어 카카오의 주력 비즈니스로 분류하긴 어렵다. 다만 그라운드X가 글로벌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한 만큼 추후 카카오에 힘을 보탤 잠재력은 크다. 카카오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내수기업 한계를 극복할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카카오가 일본에 카카오G를 설립한 것 자체가 해외로 뻗어나가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며 "클레이튼이 활성화된다 해도 관련 서비스가 카카오 플랫폼과 연동되는 구조는 아니지만 카카오는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을 보유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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