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중단' 알펜루트, 한국증권 보상상품에서 왜 빠졌나 운용상 문제 없어 배제, 보상제외 상품 기준 적용
이효범 기자공개 2021-06-21 08:10:3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0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사모펀드 보상안을 마련하면서 자체적인 판매책임 기준을 한층 명확히 했다. 보상기준을 넓히는 동시에 보상제외 상품 기준도 새롭게 도입했다.핵심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운용설명서에 명시된대로 운용이 이뤄졌는지 여부다. 대표적으로 환매중단 된 알펜루트펀드가 이번 보상상품에서 제외된 배경이다.
◇투자대상 등 고지 명확해야 보상제외 상품, 정상적 운용도 전제조건
한국투자증권은 판매책임 이슈가 불거진 부실 사모펀드에 대해 보상 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상품에 투자한 고객 투자 원금 전액을 7월까지 보상하기로 했다. 총 10개 상품으로 이미 보상이 이뤄진 상품을 포함해 1584억원이다. 내부적으로 보상상품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 선정한 상품들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품의 보상여부를 판단하는 항목으로 단순 불완전판매 뿐 아니라 △설명서 상 운용전략과 자산의 불일치 △운용자산 실재성 부재와 위험도 상이 △보증 실재성 및 신용도 불일치 △설명서 상 누락 위험 발생 △거래 상대방의 위법 및 신의원칙 위반행위 등을 두루 포함시켰다. 그동안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의 문제점들을 반영했다.
반대로 보상제외 상품 기준 역시 새롭게 도입했다. 판매 측면에서는 시장상황 변화로 인한 손실이나 투자 대상 및 전략에 대한 고지가 명확하게 이뤄진 상품이라는 점을 기준으로 삼았다. 또 정상적으로 운용된 상품이라는 전제도 깔렸다. 정상적인 운용은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운용 설명서에 명시된 대로 운용이 이뤄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이처럼 보상기준을 강화한 동시에 보상제외 상품에 대한 기준을 새로 만들면서 리테일 금융상품 영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정일문 사장 역시 상품판매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 사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보다 고객 신뢰회복이라는 대명제와 이를 토대로 한 장기적인 영업력 강화를 우선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보상안을 두고 업계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자체적인 기준으로 투자금 전액을 보상할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을 나눈 것"이라며 "이같은 기준이 같은 상품을 판매한 다른 금융사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2020년초 증권사 TRS 회수 조짐에 펀드런 촉발...자산 매각해 상환자금 마련
이 가운데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는 보상상품에서 빠졌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해당 운용사 펀드 잔고는 지난 5월말 기준 2629억원이다. 환매중단 전이었던 2019년말 3000억원에 비해서 감소한 수치다. 이 가운데 환매중단 된 펀드 규모는 341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상안에 알펜루트펀드를 포함시키지 않은 건 운용상에 문제는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개방형펀드에 대한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주로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상장 주식이나 메자닌 비중은 극히 일부였다. 라임펀드 부실 여파로 증권사들이 알펜루트펀드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펀드 투자자들 마저 상환요구가 쇄도했다.
당시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에 제공한 TRS 자금 회수에 나선 곳 중 하나가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TRS 증권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대형 증권사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진화에 나서면서 일단락됐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환매중단 선언 이후에도 펀드 운용 자체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환매중단 이후에도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자산매각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2022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자산을 매각해 투자자들에게 상환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으로, 1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은 최근까지 6000억원 규모로 감소했다. 꾸준히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보상 대상에 포함된 상품과 달리 알펜루트펀드의 환매중단은 운용상 문제라기 보다는 환매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발생한 것"이라며 "비유동자산이라 환매자금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보상대상 상품 선정은 내부적으로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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