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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신한지주]대출고객 탄소중립 '인게이지먼트' 대상 늘린다탄소배출량 측정표본수 1040→3500개 확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1-07-09 07:15:5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8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글로벌 가이던스에 맞춰 탄소배출량 측정을 새로하면서 측정 자산수를 대폭 늘리고 있다. 표본 자산수를 기존 1000개 수준에서 3500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고객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탄소회계금융협회(PCAF)가 내놓은 글로벌 가이던스에 따라 탄소배출량 측정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자산표본 수를 기존 1040개에서 3500개 이상으로 3000개 가까이 넘게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측정은 내달께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 측정 중인 상태지만 PCAF 기준에 맞춰 발전PF 대출을 무조건 포함시키고 커버리지 적용 수준이 넓어지면서 표본량이 많아졌다"며 "고탄소 배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인게이지먼트 적용 범위 또한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작년 10월 이사회 결의로 '탄소중립(넷제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제로(0)로 만들겠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선포였다.

금융기관의 탄소중립 선언은 타 산업군에 비해 무게감이 남다르다. 단순히 자사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값만 관리하면 되는 제조사와는 달리 대출이나 예금 고객의 탄소배출 감축까지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의 상당수가 예금과 대출 고객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도록 유도(인게이지먼트)하는 활동이 수반되야 한다.

인게이지먼트란 기관투자가의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적극적 '관여'를 의미한다. 고탄소 배출 기업에 대해 활발하게 자문과 컨설팅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탄소배출 기업고객들이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타임라인을 세워주기도 하고, 기후전문가들을 파견해 감축 계획 등을 수립하도록 지원해주는 활동을 의미한다.

신한금융이 최근 PCAF 기준에 맞춰 탄소배출량 측정 자산군 범위를 대폭 확대함에 따라 인게이지먼트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금융은 2023년까지를 적극적 인게이지먼트 기간으로 정했다. 이후엔 본격적으로 고탄소배출 익스포저를 줄이고 필요하다면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인게이지먼트에 돌입했다. 국내 최초로 총 242개 투자대상 기업에 주주 서한과 질의서를 발송한 것이다. 기후관련 재무정보 공시에 관한 협의체인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권고안 준수, 기후정보공개와 녹색경제 활동 분류에 따른 정보공시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투자대상과의 접점이 많은 신한자산운용이 인게이지먼트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자료=2021년 1분기 경영실적발표 캡처
신한금융은 앞서 2019년부터 자체적인 기준에 맞춰 탄소배출량을 측정해왔다. 당시 컨설팅을 받고 있던 스탠더드앤푸어스(S&P) 산하의 '트루코스트'가 제시한 기준에 따랐다. 트루코스트는 영국에 본사를 둔 기후측정 리스크관리 기구로 전 세계적으로 ESG분야에서 공신력 있는 자문기관으로 통한다.

신한금융이 트루코스트 기준에 맞춰 활용했던 기업 고객수는 1040여개 수준이었다. 발전, 소재 등의 익스포저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는데, 그 중에서도 50여개 기업에 탄소배출이 집중돼 있었다. 이들의 기업여신을 반영해 산출한 탄소배출 익스포저는 2019년 50조원, 2020년 58조6000억원에 달했다. 탄소배출량도 2019년 1094만톤, 2020년 1289만톤을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11월부터 신한금융은 측정 기준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ESG업계에 탄소배출 측정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새로 마련된 것이다. 국제 탄소배출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인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가 권장하고 있는 글로벌 탄소회계금융 이니셔티브인 PCAF(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의 글로벌 통용 방법론이 작년 11월에야 공개됐다.

통상적으로 금융사들이 탄소중립(제로카본) 목표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으려면 국제 탄소배출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인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로부터 목표치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 SBTi의 승인은 글로벌 투자가들에게 공신력있는 인증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즉 신한금융이 SBTi로부터 탄소중립 목표치를 인정받으려면 PCAF 기준에 맞춰 재측정을 해야 하는 셈이다.

PCAF의 방법론의 가장 큰 특징은 금융회사들이 탄소배출량을 측정할 때 통용할 수 있는 '스콥(scope)3' 가이드라인(계산식)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금융사들이 탄소배출 측정시 일정수준 이상의 커버리지를 충족시키고 발전PF 대출을 무조건 포함시켜야 하는 등의 기준들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PCAF 기준에 맞춰 표본수를 늘려 탄소배출량 재측정에 돌입했다. 기업 표본수는 기존 1040여개에서 4000개 가까이 늘렸지만, 이미 측정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보완작업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빠르면 내달께 PCAF의 방법론에 맞춘 탄소배출량 결과값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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