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회장·행장 경징계에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 라임펀드 제재 우려 해소, 불안감 털고 조직 재정비
고설봉 기자공개 2021-04-26 07:54:5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지배구조 안정화에 성공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나란히 라임펀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를 받으면서 대표이사(CEO) 리스크를 털어냈다. 신한금융 안팎에선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한 덕분에 조직 안정성이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23일 금감원은 신한은행 및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제재심 결과를 발표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당초 문책 경고(상당)에서 주의적 경고로 한 단계 낮췄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당초 금감원 일반은행 검사국에서 요청한 대로 주의로 조치할 예정이다.
이번 제재심 결과에 따라 그동안 안팎의 우려를 샀던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된 모양새다. 만약 진 행장에 대한 중징계가 원안대로 유지됐을 경우 신한금융은 향후 차기 회장 선출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었다. 차기 회장 후보 1순위인 은행장이 결격사유 발생으로 하차하면 방정식이 복잡해 지고 변수도 커질 우려가 컸다.
금감원의 금융사 임원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부터는 중징계에 해당해 현직 임기 종료 후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특히 신한금융은 과거 ‘신한사태’로 대변되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은 만큼 예측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신한사태 전후로 조직의 지배구조가 무너지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 또 그 혼란의 여파로 조직 분위기가 가라앉고 영업력 및 회사 이미지 등에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회장 및 은행장 등에 대한 지배구조 안정화를 꾀하며 조직을 다 잡았다. 신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후 몇 년간 조직 안정화에 몰두했다. 핵심은 지배구조 예측 가능성을 높여 내부 분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었다.
실제 신한 사태 이후 2015년 조 회장이 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신한금융 내에선 미래 지배구조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했다. 당시 한동우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체제에서 은행장을 지주사 회장 1순위로 일찌감치 확정하면서 지배구조 혼선을 없애는데 주력했다.
은행장이 금융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는 정형화된 구도를 만들어 불필요한 경쟁을 없앤다는 취지였다. 은행장을 중심으로 비은행부문 계열사 CEO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리스크를 만드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현직 여러 CEO들간 회장 후보 난립을 사전에 차단해 잡음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했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과거 신한사태의 교훈은 지배구조 안정화가 조직 안정화 및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라며 “신한금융 지배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미래 예측 가능성과 이를 토대로 구축되는 지배구조 안정화”라고 말했다.
조 회장도 이러한 지배구조 안정화의 혜택을 입었다. 은행장에 오른 뒤 신한금융 회장에 취임하는 과정 자체에 잡음이 없었다. 또 지난해에는 2연임에 성공하면서 신한금융의 포트폴리오 확장과 수익성 제고를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 안정화는 여러 세력으로 주주가 분산돼 있고 특정 주주의 오너십이 일반 기업에 비해 약한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특정 주주세력이 지배력과 경영권을 동시에 행사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실제 경영권을 행사하는 CEO의 자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신한금융도 주주들이 주주권만 행사하고 경영권은 내부 출신 전문 경영인들이 맡아 전권을 행사하는 구조가 짜여져 있다. 이 사이에 전문성을 강화한 이사회가 경영진을 감시하고 주요 주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주주와 경영진 그리고 이사회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 경영인들 사이에 경쟁이 붙을 경우 경영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또 CEO들간 충돌이 발생하면 조직 문화도 흔들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경영 능력도 떨어지고 조직의 경쟁력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또 다른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장과 비은행부문 계열사 CEO들간 회장직을 두고 경쟁체제가 만들어진다면 단기 성과 위주 퍼포먼스에 집착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업 특성상 은행과 비은행 모두 중장기 경영전략 및 성과 도출이 중요한데 3년 마다 찾아오는 회장 선임을 위해 필요 이상의 조직의 체력을 낭비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신한은행 및 신한금융지주가 제재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CEO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벌인 것도 모두 이러한 지배구조 이슈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안팎의 우려는 이번 금감원의 제재심을 끝으로 모두 해소된 모양새다.
앞선 고위 관계자는 “주주와 이사회, 임직원들의 종합적인 평가와 리더십에 대한 인정이 금융그룹 CEO에겐 중요한 덕목”이라며 “조 회장과 진 행장 모두 이러한 안팎의 평가를 통과한 인물들로 신한금융 입장에선 오랫동안 전략적으로 육성한 중요한 자산이고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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