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관 돋보기/기술보증기금]'운용수익률 2%대' 주식시장 활황에도 아쉬운 성적④예금·CD 등 저수익 치중 포트폴리오, ‘원금손실 허용한도’ 구조적 한계
김규희 기자공개 2021-07-15 07:20:12
[편집자주]
기술보증기금은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우리나라 중소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에게 기술보증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보의 업무 현황과 재정상태 등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더벨은 기보의 최근 몇 년간 감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경영 현황 등을 샅샅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3일 09: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보증기금이 운용하고 있는 여유자금 수익률은 최근 3년간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금 특성상 고위험·고수익 투자가 아닌 안정성 중심의 운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흔들렸던 시장 상황을 고려한 소극적인 움직임이었다.다만 주식시장이 역대급 활황이었다는 점에 견줘보면 아쉬운 성적이란 분석도 있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증가했으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렸고 코스피 지수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기술보증기금은 예금, 채권 등 안정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인해 저조한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관련 법령을 손봐 허용위험한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 지난해 수익률 2.27%, 저금리 기조에 안정성자산 수익 ‘급감’
기술보증기금은 기술보증 등 기금의 목적 사업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 기금법에 따라 여유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늘어난 기본 재산은 부실이 발생한 보증기업의 보증채무이행 등에 쓰인다.
기술보증기금의 지난해 여유자금은 2조3537억원으로 1년만에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조587억원, 2조112억원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425억원(17.03%) 늘었다.
여유자금 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운용수익률은 만년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수익률은 2.27%에 머물렀다. 2018년 2.21%와 비교하면 6bp 오른 수치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8bp 감소했다.
성격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국민연금 성과와 비교하면 기술보증기금의 2%대 운용수익률은 아쉬운 성적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자산시장 호황에 적극 대응해 9.5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운용 포트폴리오는 확정금리형 상품 1조3345억원, 실적배당형 상품 1조192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확정금리상품 쪽 수익률이 저조했다. 확정금리형 상품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MMDA), 정기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으로, 기금이 원할 때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지만 수익성은 낮은 상품이다.
지난해 확정금리형 상품 수익률은 1.63%에 불과했다. 전년 2.15%와 비교해 무려 52bp나 하락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예금 금리 역시 하락한 영향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50bp 인하했다. 이어 2개월 만에 25bp 추가 인하를 결정, 기준금리를 0.5%로 떨어뜨렸고 이를 1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기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통해 수익 감소폭을 상쇄했다. 지난해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은 3.19%로 전년 2.72% 대비 47bp 상승했다. 기금은 늘어난 여유자금 대부분(3425억원 중 2814억원)을 실적배당형에 쏟아부었는데 여기서 높은 수익이 나오면서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 만년 2%대 수익률, 지나치게 낮은 ‘원금손실 허용한도’
운용수익률이 2%대에 머무는 건 기금이 갖고 있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금융성기금인 기술보증기금은 자금운용에 있어서 매우 보수적인 운용 원칙을 갖고 있다. 내부 자금운용규정에는 안정성을 기본원칙으로 두고 여유자금을 운용하여야 하며 업무추진에 필요한 유동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수익성을 도모하도록 하고 있다.
공공기금으로서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고 여유자금의 실질가치를 보전한다는 취지다. 때문에 기금 포트폴리오는 금융기관 정기예금이나 국채, 지방채, 신용등급 AA- 이상의 특수채 및 회사채 등 안정적인 상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험성·사업성 기금은 운용자산에 제한이 없어 주식형, 해외자산, 대체투자까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처럼 자산시장이 활황인 경우 수익률 격차는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기금의 투자범위를 넓혀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성기금은 장래 보증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여유자금의 원금손실 허용위험한도를 1%로 제한하고 있다. 보험성기금 15%, 사업성기금 5%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허용위험한도가 적용되고 있어 수익성 제고를 위해 규정을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