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SK하이닉스]위원회 키우고 사외이사 의장 선임…내실에 집중②인사·보상위에 대표이사 평가 권한 부여…위원장은 100% 사외이사
김혜란 기자공개 2021-07-15 07:51:29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4일 13: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집중하면서 특히 많은 변화를 준 분야는 지배구조(G)다. 올해 들어 이사회를 재편했는데 의장을 사외이사로 바꾸고 위원회 운영에서 힘의 무게추가 사외이사로 쏠리도록 한 게 핵심이다.제조업계 기업 중 최초로 최고경영자(CEO) 경영 성과를 평가할 권한도 이사회에 줬다. 사외이사의 감독·견제 기능을 강화토록 한 변화의 흐름이 뚜렷하게 읽힌다.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에 대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G 부문 평가는 A+에서 B까지 매년 달랐다. SK그룹이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전 A+이었던 G 점수는 B까지 내려앉았다가 현재는 A로 조정된 상태다.
과거 등급 하락은 대표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거나 이사 보수 등을 대표이사 전결 사안으로 바꾸는 등 SK그룹 인수 이후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약화된 데 따른 것이었다. SK는 인수 이전 5개였던 소위원회를 2개로 축소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사회는 그동안 흘러온 방향과는 정확히 반대로 움직였다. 경영진에 대한 감시, 견제 기능을 한층 강화하도록 시스템을 바꾼 것이다. 이사회 내 위원회를 다시 5개로 늘린 것뿐만 아니라 각각 이사회 내 사외이사의 입지를 강화시켰다.
사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돼 있어 사외이사 비중 자체도 높다. 상법상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산2조원 상장사는 이사회 절반만 사외이사로 채우면 되는데 SK하이닉스의 사외이사 비율은 67%다.
여기에 지난 3월 기존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겸하던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사내이사, 대표이사로 들어왔는데, 이와 함께 의장도 하영구 사외이사로 바꿨다. 2011년에도 사외이사가 의장인 적이 있었는데 10년 만에 사외이사 의장이 재탄생한 것이다.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자 그룹 핵심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외이사 의장을 둠으로써 이사회 독립성·투명성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사회 내 소위원회의 규모만 키운 게 아니라 내실을 강화한 것이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가 꼭 둬야하는 소위원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인데 SK하이닉스는 이 외에도 자발적으로 인사·보상위원회와 지속경영위원회, 미래전략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중 인사·보상위원회와 미래전략위원회는 지난해 신설한 보상위원회, 투자전략위원회를 올해 각각 확대·개편한 조직이다.
기존에 사내이사가 포함됐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지난 3월 말 열린 이사회 이후 사외이사 3명만으로 구성되도록 바꿨다. 5개 소위원회 모두 위원장은 100% 사외이사가 맡도록 했다.
특히 인사·보상위원회의 정원을 기존 3명에서 7명으로 크게 늘렸다. 사내이사인 박 부회장도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사외이사 6명이 전원 포함돼 있다. 위원장은 송호근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여기에 더해 5월 7일 자로 이사회 규정을 변경해 위원회가 매년 CEO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심의·확정히고 이를 근거로 한 해에 한 차례 평가해 보상 수준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위원회는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 직전년도 말일부터 45일 전까지 재임기간 중의 평가 결과에 근거해 연임 여부를 이사회에 제안할 수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이 올해 연말 이사회 평가를 처음 받게 될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을 포함해 제조업계에선 최초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KCGS는 이사회 구성과 운영방식 등을 꼼꼼하게 따져 10월 정규등급을 발표한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소위원회 운영 방식에서 경영 감독 기능을 한층 강화했단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여성 사외이사인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하면서 다양성도 보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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