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7월 21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친 SK에코플랜트가 재무 부담이라는 난제를 만났다.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을 공정가액으로 재평가해 부채비율 관리에 나섰지만 순차입금만 1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사업장에서 원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데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현재진행형'이라 향후 재무 부담은 더욱 확대될 전망된다.

◇부채비율 400% '돌파'...신사업 자금 조달 '계속'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이달 공모채 3년물 1500억원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주관사는 KB증권과 삼성증권, KDB산업은행으로 결정됐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모집 자금도 친환경 사업 투자 자금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직전 발행인 올해 2월 수요예측에서 총 1조2100억원의 자금 수요를 모으며 추가 발행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인했다. 올 상반기 공모채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약 4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며 투자 자금 마련에 속도를 내왔다.

하지만 자본 대비 부채가 늘어나면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올 1분기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402.3%에 달해 첫 400%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국내외 공사에서 비경상적인 손실이 발생하며 영업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했고, 해외사업 환산 손실 등으로 자본 규모가 감소해 레버리지 지표가 악화됐다.

그동안 환경사업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한 점도 영향도 컸다. 2020년 SPC(디에코플랫폼)를 통해 수처리 및 폐기물 처리업체를 보유한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약 4900억원을 사용했다. 2021년 5월에는 클렌코를 비롯한 충청권 폐기물 처리업체 4개사를 4177억원에 인수하는 등 환경사업의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해외 미청구공사·공격적 M&A, 차입부담 '가중'

SK에코플랜트는 유휴 지분 매각과 계열 매출채권 회수를 통해 확대된 재무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TSK코퍼레이션 매각으로 약 1969억원을 확보했고 SK TNS 매각으로 2826억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환경사업에 대한 투자가 속도를 내면서 재무부담을 상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보유 토지와 지분 증권을 공정가액으로 재평가해 자본 비율을 소폭 조정했다. 토지 부문에서 취득원가와 공정가치의 차이인 약 300억원을 기타포괄손익누계엑에 계상했다. 보유 주식에서도 공정가치로 재평가해 약 100억원을 계상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효과가 있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다"며 "SK에코플랜트의 자본이 1조원 이상 규모지만 현재 부채비율이 높아 재무부담이 큰 편"이라고 평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신사업 개발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혀 향후 조달 확대가 예상된다. 2020년 이라크 카르발라 사업장과 UAE M 사업장 등에서 코로나19로 확진자 발생으로 공사가 중단된 탓에 원가 증가로 인한 추가 부담도 예상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미청구공사 규모는 약 1조841억원으로 총 자산 5조5712억원의 19.5%를 차지한다. 예정원가가 상승할 경우 기존 미청구공사에 대해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청구공사를 비롯한 운전자금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출이 늘자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1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1분기 별도기준 총차입금 1조8558억원 중 순차입금은 1조1341억원이다. 8143억원의 차입금이 1년 내 만기가 도래한다. 현금성자산은 7185억원 규모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토목부문과 중동 등 해외사업장의 추가적인 예정원가 조정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그룹 차원의 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감안할 때에도 단기적으로 재무부담의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 신용평가 3사에서 모두 'A-, 안정적' 신용등급을 평가받았다. 다만 세부 평가 항목 중 EBITDA마진과 부채비율 등 재무 항목에서는 최하점인 'B' 등급을 받았다.